첩보영화 007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는 영국 출신의 소설가 이안 플레밍이 창작한 가상의 인물이다. ‘007 위기일발’을 비롯한 20여편의 007영화는 살인 면허를 가진 영국 첩보원 제임스 본드 해군 중령이 스토리를 반전시키는 종횡무진의 활약상이 기상천외의 비밀병기와 함께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런 가운데 맛깔스럽게 양념을 더하는 것이 팔등신 미녀 스파이인 본드걸이다. 본드걸은 제임스 본드의 적이 되기도 하고, 동지가 되기도 하는 변화를 거듭하다가 결국은 해피엔딩하곤 한다.
미국에서 본드걸 뺨치는 미모의 러시아 여성 스파이가 잡힌 것이 지난 6월29일이다. 냉전 이후 체포된 최대 규모의 러시아 스파이그룹 일원의 이혼녀인 안나 차프만(28)이 바로 그녀다. 워싱턴포스트 등 언론은 그녀의 스파이 혐의 사실보다 미모에 치중한 선정적 묘사로 독자의 시선을 끌었다. ABC방송은 ‘빨강 머리의 섹시녀’라고 보도했다. 붉은색 원피스를 입고 허벅지를 드러낸 채 방에서 야경을 내다보는 그녀의 사진을 ‘본드걸 저리가라’는 글과 함께 싣기도 했다. 안나차프만은 뉴욕의 상류층 사교장인 줄리아클럽 등을 단골로 드나들며 얼짱·몸짱에 뇌쇄적 눈매로 주요 인사들로부터 고급정보를 빼냈다는 것이다.
안나 차프만이 미국에서 체포돼 추방된지 불과 6개월만인 며칠 전엔 역시 러시아 미녀스파이 자툴리 베테르(25)가 이번엔 영국에서 붙잡혔다. 영국 하원 국방특위 마이클 핸콕(64)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러시아 대외정보국에 영국의 국방관련 정보를 빼돌렸다는 것이다. ‘짧은 치마를 즐겨입은 매력적인 여성’으로 보도된 그녀는 여성 편력이 심한 핸콕 의원에게 성적 유혹으로 접근해 간첩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냉전은 끝났어도 첩보전은 여전하다. 특히 러시아의 미인계는 007영화본드걸을 방불케한다. 국내에서도 연전에 적발된 북의 미인계 간첩이 있었다. 미모의 여간첩이 국군 장교를 유혹, 동거하면서 군기밀을 빼냈던 것이다. 여 간첩 미인계는 이에 국한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 이어 영국에서 체포된 미녀간첩소식이 어쩐지 남의 일같지 않게 들린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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