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평화상

‘2010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10일 올해 수상자인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가 불참한 가운데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거행됐다. (중략) 세계 47개국 대표 등 1천여명이 참석한 시상식은 중국 정부의 불참 방침으로 수상자인 류샤오보는 물론 그의 가족과 지인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노벨위원회는 류샤오보 대신 빈 의자에 평화상을 올려놓는 것으로 시상을 대신했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수상자와 대리인이 참석하지 못한 것은 1946년 나치치하의 독일 언론인 카롤폰 오시에츠키 이후 74년만이다. 상금전달까지 생략된 것은 노벨상 109년 역사상 처음이다. (후략)’ 이상은 서울신문 11일자 기사다. 시상식에 수상자가 참석지 못한 것은 교도소에 수감 중이고 가족이 대리수상을 못한 것은 중국 정부가 출국을 금지 시켰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노벨평화상 시상식 전날 중국에선 제1회 공자평화상 시상식이 있었다는 점이다. 수상자는 롄잔 전 타이완 부총통이다. 중국 관영 언론이 노벨평화상에 대응해 중국판 평화상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한지 3주만에 공자평화상이 만들어졌다.

 

공자는 중국의 현대 정치사회에서 마오쩌둥에 의해 죽었다가 덩샤오핑에 의해 살아난 인물이다. 공자를 쓸모없는 자본주의 유생으로 전락시킨 마오쩌둥은 공림(孔林) 등 그의 유적지 참관도 금지 시켰을뿐만 아니라, 현대판 ‘분서갱유’로 공자관련 서적도 불온시 했다. 공림은 중국 산둥성 취푸시 북쪽 일대에 위치한 공자의 생가와 공자를 비롯한 그의 후손들 무덤이 있는 묘군으로 유명하다.

 

공자(BC 551~BC 479)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노나라 사람이다. 마오쩌둥에의 정치적 사망선거를 받은 공자가 덩샤오핑의 개방 개혁정책으로 부활한 것은 역시 중국을 대표한 세계적 사상가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최고 덕목은 인(仁)으로, 이는 극기복례 (克己復禮) 즉 자기 자신을 이기고 예에 따르는 게 어진 삶이라는 것이 그의 사상 기조다.

 

중국이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을 거부한 것은 자가당착이다. 공자를 비난했던 문화혁명의 잔재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금 사상적 모순의 갈등에 빠져있다. 공자평화상의 앞날이 어떨지 궁금하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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