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동해 진출

중국의 공산주의 혁명이 가능했던 것은 극심한 빈부와 이런 빈부 인구의 현저한 편차 때문이다. 예컨대 자기네 땅을 마차로 한나절을 달리는 대지주의 농민이 있는가 하면, 자기땅 한 뼘을 갖지 못한 소작농이 수두룩했다. 빈자는 40살이 넘어도 장가를 들지 못한 반면에 부자는 처첩을 5~6, 10여명씩 데리고 살았다. 이런 부자가 가령 한명이라면 빈자는 수십명, 수백명이었던 게 근대의 중국 사회였다.

 

193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여류작가 펄 벅(1892~1973)이 쓴 ‘대지’는 주인공 왕룡을 통해 낡은 인습에 속박된 중국 사회의 고통을 서사시적으로 묘사한 대하소설이다.

 

공산주의 혁명 후 농촌체제를 인민공사로 개편하고도 잘살진 못했다. 다만 다같이 가난하여 질시할 부자가 없었을 뿐이다. 이랬던 중국이 현대국가로 변모한 것은 인민공사를 혁파, 개혁 개방으로 치달으면서 부터다. 나라가 부강해진 것은 자본 회전이 더딘 농업기반 위주에서 자본 회전이 빠른 상공업 기반으로 경제구조를 바꾸는 균형을 이루고 나서다.

 

중국은 이미 공산주의 사회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도 고도화된 자본주의다. 공산당은 일당독재를 위한 정치적 장치일 뿐이다. 개발도상국 행세를 하면서도 강대국의 자부심에 충만해 있다. 핵무기도 있고 우주선도 쏴 올렸다. 초대형 항공모함도 만들고 있다.

 

중국은 패권주의로 치닫고 있다. 일본과의 도서영토 분쟁을 즐긴다. 미국과의 외교마찰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동북아지역 패권또한 추구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지정학적 위치를 최대한 이용한다는 점이다.

 

며칠전 본란은 ‘중국의 위화도 등 개발’ 제하로 중국의 함경북도 나진항 개발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또 들리는 소식이 중국이 나진항을 50년간 빌려 쓰기로 협약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 훈춘에서 두만강을 통해 나오는 중국 배가 나진항에 정박할 수 있게 된다. 이 배엔 군함도 있을 수 있다. 중국의 나진항 임차는 동해 진출의 거점화를 노린 무서운 미래전략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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