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홍고 박용수군, ‘로드 넘버원’ 연기 첫발
“아직 소속사도 없고, 아역을 하기엔 나이도 많지만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겁나지 않아요. 5년 안에 최고가 될 자신 있습니다.”
7월 11일 기껏해야 중학생으로 보이는 얼굴에 생글거리는 미소가 매력적인 신인 배우 박용수(19·수원 화홍고 3년)가 본사를 찾아 왔다.
아직 낯선 얼굴이지만 이미 MBC를 통해 방송중인 6·25 특별기획 드라마 ‘로드 넘버 원’을 통해 전파를 탔다. 김하늘의 오빠로 나오는 김진우(김수혁 분)의 아역으로 등장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것. 이후 연예 포털 사이트에는 그에 관한 검색어가 눈에 띄게 늘었다.
‘로드 넘버 원’은 전쟁의 참상 속에 피어나는 사랑과 우정을 그린 휴먼 멜로 드라마로 박용수에겐 드라마 데뷔작이다.
사실 그의 꿈은 가수였다. 노래 부르는 것이 좋아 중학교 때부터 친구들끼리 밴드를 만들어 학교 축제에서 공연을 하고 비보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2년전 ‘한여름 밤의 꿈’이라는 뮤지컬을 보고 난 뒤 진로를 변경했다.
“단순히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를 하면서 연기를 하는 모습이 충격이었어요. 연기를 하는 연기자의 모습이 너무 즐겁고 재밌어 보였어요. 그 매력에 빠져 저도 연기가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고요.”
한번 마음먹은 건 무슨 일이 있어도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으로 결국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본격적인 보컬과 연기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하지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준 어머니와 달리 입시준비나 하라는 아버지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쳤다.
“사실 비보이를 비롯해서 탭댄스, 아크로바틱 등은 아버지께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하지만 오히려 반항한다고 생각하셨는지 매일같이 꾸중하셔서 마음이 아팠죠.”
그는 학원과 집을 오가며 밤늦도록 반복되는 트레이닝에 지치기도 했지만 아버지께 결과를 보여드리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로드 넘버 원’ 캐스팅 소식에도 처음엔 무관심했다고. 엑스트라를 뭐하러 하냐고 했지만 드라마 엔딩 자막에 아들의 이름이 나오는 것을 보고는 단순한 엑스트라가 아니었다는 걸 인정했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매니저를 자처하며 이미지메이킹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고 있다.
박용수에게 ‘로드 넘버 원’은 첫 드라마라는 것 외에도 큰 의미가 있다. 작년 말 2010년도엔 드라마에 출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배우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한지 채 2년도 안돼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학원 선생님이 추천해준 ‘로드 넘버 원’의 오디션을 보게 된 것. 오디션 자체가 처음이라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그날 밤에 연락이 왔고 다음날 찾아간 오디션장에서 즉석 연기를 해보이고 결국 캐스팅이라는 행운을 안았다.
그는 배우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학원 연극무대에도 여러 번 올라 ‘햄릿’, ‘싱글즈’, ‘지하철1호선’ 등의 작품을 두루 연습했다.
“그때는 무대에 서는 게 떨린다기 보다 올라가서 재밌게 놀고 오자, 신나게 즐기자 라는 마음이었어요. 하지만 진짜 드라마 촬영장에서 카메라 앞에 서니 긴장감을 감출수가 없더라구요. 모든 카메라와 스텝들의 눈길이 집중돼 감독의 큐소리도 듣지 못하고 NG를 내기 일쑤였지만 그때마다 배우면서 성장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드라마가 방영되고 난 후 학교에서 유명인사가 됐다며 예의 어린아이 같은 웃음을 지어 보이는 그는 가장 존경하는 배우로 이병헌을 꼽는다. 이씨처럼 강하면서도 다양한 부드러움을 연기하는, 변신에 능한 배우가 되고 싶어서다.
“앞으로 5년 후의 계획을 모두 짜놓았어요. 제가 생각한 연극과 영화를 만들어 무대에 올릴 거예요. 연기는 물론 당연히 잘해야죠. 그래도 첫 번째가 배우인데. 다만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어요. 지금의 저와 같은 후배들에게 박용수처럼만 해라. 연기든 기획이든 무엇을 맡겨도 박용수가 제격이야 라는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조금 욕심이 많죠?”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그에게 드라마는 겪어보지 못한 현실을 배울 수 있는 현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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