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구역 칸막이 없어 담배연기 무방비 노출 끼니도 컵라면 해결… 폭력게임에 동심 멍들어
5일 오후 2시께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의 지하에 있는 한 PC방은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들로 붐볐다.
모두 58석이 있는 이 PC방의 50석 이상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학생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PC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초등학생들은 대부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1인칭 슈팅게임인 ‘서든어택’나 몬스터를 죽이고 레벨을 올리는 MMORPG게임을 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 게임 대부분은 피가 튀는 등 잔인한 장면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거나, 게임 진행을 위해 계속해서 몬스터를 죽여야 하는 것 일색이었다.
잔인한 게임에 열중한 탓인지 때때로 “죽여” 등 과격한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가 하면, 함께 게임을 하는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도 초등학생이 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욕설이 섞여 나왔다.
또 PC방 내에는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이 구분돼 있기는 했지만 두 구역 간에 칸막이가 없어 금연구역에 자리를 잡고 게임하는 아이들도 간접흡연에 노출돼 있었을 뿐 아니라 금연구역의 좌석이 꽉 차버린 탓에 일부 아이들은 흡연구역에 앉은 채 게임에 몰두했다.
몇몇 아이들은 점심식사를 하지 못한 듯 게임을 켜놓은 채 컴퓨터 앞에 앉아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이날 PC방에서 게임에 열중하던 김모군(10)은 “학교에서 돌봄교실을 하긴 하지만 방학 때까지도 학교에 가긴 싫다”며 “부모님이 모두 일을 나가서 종종 점심으로 PC방에서 컵라면을 먹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장안구 조원동에 위치한 PC방도 오후 1시께 전체 119석의 좌석 중 50여석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학생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 PC방 업주는 “학기 중에는 초등학생들이 방과후에 잠깐 붐비는 정도지만, 방학 기간에는 오전부터 하나, 둘 오기 시작해 오후 내내 초등학생 손님들로 가득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유임 도청소년상담지원센터 팀장은 “방학에는 시골에 묵게 하거나 캠프에 참가시키는 등 학생들에게 PC방 이외의 다른 경험을 제공해 주고, 환경을 바꿔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부모님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병의기자 redsic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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