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정동기 감사원장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한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입장 발표에 “(공개적) 절차와 방식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홍 수석의 말은 대통령 인사에 집권여당이 반기의 불가를 내거는 것도 부당하고, 설사 좀 그렇더라도 내부 건의가 아닌 공개 표명은 심했다는 뜻인것 같으나 옳지 않다. 청와대가 정동기 인선에 당과 사전 한마디 없었던 마당에 당의 의사 표명을 청와대에 먼저 알리지 않았다고 나무라는 것은 경우가 아니다.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불가 표명을, 불쾌하게 여기는 것 또한 당치 않다.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정동기 거부 표명은 당내외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동기 감사원장 기용에 대한 비토는 민심이다. 이때문에 당내에선 소속 국회의원들이 감사원장 인사청문특위에 끼는 것을 서로가 꺼렸을 정도다.
“대통령더러 탈당하라는 것이냐” “당에 뒤통수 맞았다” “레임덕 상황이다”라는 청와대 측 격앙은 대통령에게 아무 도움이 안된다. 설령 대통령이 당에 섭섭하게 생각했을 지라도, 제대로 진언하고 보좌하는 것이 비서실의 올바른 소임이다. 지금 같아선 당이 대통령의 거수기 노릇을 하지 않아 흥분한 것으로, 이는 과거의 제왕적 대통령을 방불케 한다. 일이 이렇게 돌아가면 레임덕이 와서 온게 아니라, 비서실이 대통령의 레임덕을 재촉해서 오게 만든 꼴이 된다.
문젠 대통령이 하기에 달렸다. 청와대나 당이나 더 얘기가 안나오도록 빨리 진화하는 것이 상책이다. 체면치레로 시일을 자꾸 끌면 더 체면이 아니다. 정동기 내정자가 문제가 없는 걸로 봤는데, 문제가 있다면 취소 한다거나 본인의 자진사퇴를 받아들이겠다고 하면 된다.
정동기 후유증의 최고 책임은 한나라당도 아니고 비서실도 아니다. 자신이 결정한 대통령의 책임이다. 남을 탓해선 안된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을 일러둔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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