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간직한 도로명 ‘눈에 띄네’

부패 척결 ‘청백리길’·여우 많았다는 ‘호현로’…

“청백리길을 아시나요.”

 

군포시가 공직자들의 청렴성을 강조하고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시청앞 도로의 명칭을 ‘청백리길’로 바꿔 눈길을 끌고 있다.

 

현행 지·번주소가 2012년 1월부터 일제히 ‘도로명주소’로 변경됨에 따라 각 지자체마다 경쟁하듯 역사적 사실이나 정책 특성을 반영한 도로명을 짓고 있다.

 

조선 효종의 북벌론을 보좌했던 무장 이완의 묘소가 있는 여주군은 묘소 주변의 이름을 ‘북벌로’로 정했다. 또 군청사 앞 도로는 세종대왕의 릉을 알린다는 의미로 ‘세종로’로 명칭했다.

 

안성시는 임꺽정이 수련을 했던 절로 전해 내려오는 칠장사의 입구 앞 도로를 ‘임꺽정로’로, 효를 중시하는 수원시는 시청앞 대로를 정조의 효심을 기리기 위해 ‘효원로’로 명명했다.

 

성남의 ‘갈마치로’는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갈 때 말에게 물을 먹여 갈증을 풀어줬던 데서 유래한 갈마치(葛馬治) 또는 갈현(渴峴)에서 참고한 명칭이다. 칡이 많아 갈현(葛峴)이라 불렸다는 설도 있다.

 

또 성남의 ‘모두마니로’는 청계산 웃자락 제일 높은 곳에 있는 마을 앞 도로명. 6·25 전쟁 당시 전쟁이 일어난 것도 모를 정도로 숲이 우거졌던 곳으로 알려졌다.

 

부천의 ‘조마루로’는 조를 주식으로 삼았던 선사시대, 조를 심어 농사를 지었던 지역 특색을 살렸고, 여우가 많이 나타났다 해서 ‘호현로’로 이름 지은 곳도 있다.

 

안양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이미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안양시에 위치한 LS그룹 사옥 앞 도로를 ‘LS로’로 개명했다.

 

이 밖에도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구시가지 중심 길을 ‘행복로’로 지은 의정부시 등 지자체마다 눈에 띄는 도로명으로 도시를 홍보하고 있다.  유진상기자 dharma@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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