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아랍공화국은 지중해에 면한 아프리카 동북부에 있다. 아프리카 국가면서 자고로 아프리카보단 유럽과 아시아 나라와 역사적 관계가 깊다. 아시아에 있는 터키가 사실상 유럽권 국가인 것과 비슷하다.
민주화를 요구한 이집트의 민중 시위가 보름 동안 이어진 가운데, 미국이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을 버리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무조건 버티던 그가 집권당 당수직을 내놓는 등 권력 이양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밝힌 “무바라크는 이집트 국민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면서 “그가 올바른 결정을 하길 바란다”고 한 말이 결정타가 되었다. 미국은 친미 무바라크가 집권한 지난 30년 동안 중동 평화를 위해 그를 지지했으나, 독재의 단죄를 더 두둔하는 덴 부담이 많아 지지를 철회한 것이다. 이집트 사태를 더 악화시키면 극단적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인 무슬림 형제단의 집권을 돕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한 속셈도 있다.
무바라크 30년 독재는 경찰국가의 통치다. 경찰력의 자의적 행사에 의한 국민 통제 수단으로 고문 등이 성행했다. 독재는 폭정과 아울러 부패를 낳는다. 무바라크는 700억 달러(78조원가량) 상당을 부정 축재했다. 오는 9월 대선에 안 나온다면서도, 당장 사임을 거부하는 것은 부정 축재 내용이 폭로되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올해 83살인 무바라크는 둘째 아들에게 대통령직을 세습하려고까지 했다. 아들 가말 무바라크는 집권당 정책위 의장으로서 아버지의 뒤를 이을 ‘황태자’로 평판났던 것이 민중의 민주화 요구 시위로 무산됐다.
이집트 문명은 지금으로부터 6천년 전 나일강 하류에 발생한 인류 최고(最古)의 문명이다. 당시에 이미 통일국가를 형성, 고대 농경문화의 번영을 이룰 적에 현재의 미합중국 아메리카 대륙은 발견도 안된 황무지였다. 이토록 유서 깊은 이집트가 역사적으로 마케도니아·로마·사라센·터키·영국 등 지배 하에 있다가, 1922년 독립되고도 미국 대통령 입김 하나로 대통령 자리가 왔다갔다하는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독재가 유죄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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