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지나자… 고삐 풀린 물가 또 들썩

이상한파·구제역·AI 영향… 국제 원자재 값 급등 밀가루 1년새 2배 껑충, 돼지고기·계란도 천정부지

물가 관리의 최대 고비인 설 명절이 지나자마자 생필품 및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물가가 또다시 꿈틀되면서 서민 경제를 옥죄고 있다.

 

특히 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격 인상과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인해 상반기 내내 물가 상승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7일 제분 및 축산업계 등에 따르면 이상한파와 구제역, AI 발생과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영향으로 물가 비상 압박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밀가루, 대두, 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격은 최근 1년여 사이에 최고 2배 이상 가격이 올라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인상설이 나왔던 밀가루는 지난해 상반기 1부셸(국제 곡물 판매 단위)당 400센트이던 가격이 하반기에 800센트까지 치솟았다.

 

정부가 나서 밀가루 인상을 억제하고 있으나 제분업체들은 비축분으로 밀가루를 생산하다가, 지난 연말부터는 비싼 수입 소맥의 원료 비중이 점차 커져 채산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C 제분업체 관계자는 “국제 곡물가 상승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영업수지가 더 악화하고 있다”며 “무작정 가격 동결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밀가루 가격이 오르면 제빵, 제과업체 등 가공식품 업계 전반으로 가격 상승 압박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축산품 수급 불균형도 심각한 수준이다.

 

돼지고기의 경우 지난해 2월 도내 도매가격이 ㎏당 4천252원이었으나 구제역 여파로 올해 현재 7천475원선까지 치솟았다.

 

이를 반영하듯 도내 일부 중화요리점과 족발 전문점들이 음식 가격을 올리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계란 가격 역시 조류 인플루엔자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 7월 개당 109원이던 도내 계란도매가격은 2월 현재 164원까지 올랐다.

 

게다가 우유의 경우 3월 각급 학교 개학이 시작되면 구제역 살처분 여파가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 최대 우유생산업체 서울우유의 경우 전체 목장에서 키우는 젖소 14만두 가운데 1만두가량이 살처분 돼 원유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도내 축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가축 대량 살처분이 실시되면서 축산물 수급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며 “개학으로 학교 급식이 본격화 될 경우 축산물 가격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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