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2년새 700여곳 폐업… 공인중개사 응시생 급감 임대료 밀려 이삿짐 센터·야간 대리운전 등 겸직 늘어
수원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하는 김모씨(48)는 지난해 10월부터 야간때만 되면 대리운전기사로 일한다.
최근까지 수개월동안 부동산 매매를 한건도 성사시키지 못하면서 부동산중개만으로는 사무실 임대료를 내기도 벅찰 지경이 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부동산중개사무실 문을 닫고 다른 업종을 찾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김씨는 “매달 들어가는 사무실 임대료도 3개월째 밀려있다”며 “부동산 중개업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대리운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중개업자들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8일 도내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각종 부동산 부양정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중개업체 폐업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 도내 부동산중개업소는 지난 2009년 말 2만5천500개에 달했으나 2010년에는 2만4천800개로 700여개나 줄어들었다.
특히 한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공인중개사 자격 시험도 점차 시들해 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매년 실시하는 공인중개사 자격 시험 응시자는 경기지역의 경우 2008년 1만9천776명, 2009년 1만8천295명, 2010년 1만3천912명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로 공인중개사 자격 시험 응시자는 3년새 5천800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경기지사 관계자는 “공인중개사 응시생 수가 예전만 못하다”며 “이미 공인중개사무소가 포화상태인데다 부동산 경기마저 좋지 않아 올해 응시생들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부동산 중개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공인중개업소들은 고육지책으로 살 길을 마련하기 위해 겸업 또는 부업에 나설수 밖에 없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수원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부동산 중개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업소들이 많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삿짐 센터 등을 겸직하거나 야간에 대리운전까지 나서는 공인중개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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