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돼지 웅덩이 방치·상수도 공급 지연 관련 대책 지지부진… 주민들 불안감 커져
경기도를 비롯 정부가 나서 매몰지 2차피해 대책에 나서고 있으나 경사지 매몰지의 침출수 유출과 죽은 돼지의 웅덩이 방치, 악취 발생, 매몰지 침하 등 부실한 관리가 곳곳에서 드러나면서 매몰지 주변 주민들의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정부와 지자체가 신속한 대책 수립을 발표하고도 매몰지 주변 상수도 공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데다 보강공사나 침출수 처리 방법도 기관마다 다르게 제시되는 등 주먹구구식 대응을 보이고 있어 주민들의 불신감도 높아가고 있다.
20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최근 도내 전체 구제역 매몰지 2천397곳 가운데 수도권 상수원인 팔당특별대책지역내 매몰지 137곳, 소하천이나 도랑(구거)으로부터 30m 이내에 있는 매몰지 149곳를 비롯 경사지 286곳을 집중 관리대상으로 지정, 자체적인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별도로 침출수 지하수 오염을 막기 위해 침출수 구제역 조사를 통해 발견되지 않은 양평 등의 매몰지의 침출수를 21일부터 추출해 처리키로 했다.
또 일부 지자체가 매몰지에 비닐하우스를 통해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고 보강공사를 벌이는 한편 악취제거를 위해 미생물을 투입하는 등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평택에서 웅덩이에 방치된 죽은 돼지가 드러나고, 이전 매몰지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한편 날씨가 더워지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늦어지는 대책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평택시 청북면의 한 돼지 농장이 죽은 돼지들을 물이 고인 구덩이에 넣어 무단 방치한 것으로 드러나 방역당국의 관리·감독이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농장은 구제역이 이미 발생, 수백마리의 돼지를 선별적 살처분해 방치했던 곳인데도 미리 파놓은 구덩이에 돼지 3마리를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해 포천에서 발생한 구제역 매몰지 주변을 확인한 결과 심한 악취로 인근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매몰지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 주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상수도 공급공사가 지연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도 팔당수질개선본부가 조사한 구제역 발생농가 반경 3㎞ 내에 상수도가 들어오지 않아 지하수를 식수와 생활용수 등으로 사용하는 마을이 18개 시·군 1천193개에 달하고 주민수만 7만2천135가구에 17만~18만명에 이른다.
또 이들 마을에 놓아야 할 상수도는 2천441㎞로 소요예산이 5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국비지원이 202억원으로 도비와 시·군비 86억원을 포함해도 288억원에 불과,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보강공사와 침출수 처리에 대한 기관별 대책도 주민들의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가 침출수 추출을 통해 2차오염을 막는데 나서고 있지만 정부가 뚜렷한 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또 매몰지 주변 보강도 지자체마다 인력이나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되면서 신뢰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한 군 관계자는 “구제역 발생때부터 주민들의 식수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상수도 설치가 제기됐으나 국비지원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설계도 들어가지 못했다”며 “정치권이나 장관들이 현장을 많이 방문하지만 대책에 대한 방향이 제각각 나오면서 실질적인 추진은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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