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은 혹 자연적으로도 발생하지만 우리나라의 산불은 거의 인재다. 사람들의 아주 사소한 부주의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는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64%가 산림이다.
하지만 해마다 일어나는 산불로 인해 수십년, 수백년 된 산림자원이 순식간에 훼손된다. 산불로 잿더미가 된 산림은 수십년, 수백년 세월이 지나야 겨우 원상복구된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더 하다. 산림 만드는 데 드는 노력과 비용도 막대하다.
지난 설 연휴기간에만 전국에서 15건의 산불이 발생해 모두 4만㎡(1만 2천여평)의 산림 피해를 냈다. 산불의 원인이 어처구니 없다. 성묘객의 실화가 4건, 쓰레기 소각과 입산자 실화가 각 5건, 담배불에 의한 실화가 1건 등 산소를 찾은 성묘객이나 입산자들의 실수로 인한 화재가 대부분이었다.
연휴기간 경북 의성에선 밭두렁을 태우던 김모 노인이 불을 끄려다 사망했고, 충남 금산에선 한 임야에서 불이 나 밭 소유자 오모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날씨가 풀려 산을 찾는 상춘객이 늘어나면 산불 발생이 더욱 잦을 것으로 예상돼 걱정스럽다.
산불의 가장 큰 요인은 사람의 부주의가 80% 이상이다. 약간의 주의만 기울이면 산불은 예방된다.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지켜야 할 몇가지 수칙을 다시 생각해보건대 우선 등산할 때는 성냥이나 라이터 등 화기를 아예 소지하지 말아야 된다. 입산통제구역은 절대 들어가지 말고 시간대별로 통제한다면 시간을 확인해 반드시 준수해야 된다. 만일 산에서 야영할 경우 반드시 지정된 장소에서만 취사를 하고, 취사가 끝난 다음엔 철저히 불씨 단속을 해야 한다. 특히 담배는 태우지 말아야 하지만 태웠다면 그야말로 ‘꺼진 꽁초도 다시 보자’다.
산림과 인접한 곳에서 하는 논두렁 태우기나 쓰레기 소각은 방화와 마찬가지다. 운전하면서 차창밖으로 담배를 버리는 건 미개인이나 할 짓이다. 산불 예방은 산불예방진화대나 산불감시원의 활동으로는 불가능하다. 산을 찾는 사람들이 아주 조금만 주의하면 산불은 발생하지 않는다.
산불 내는 사람은 산을 찾을 자격이 없다. 산림은 인간을 지켜준다. 산림을 보호하는 일은 사람들의 몫이다. 봄이 와서 걱정되는 산불 발생이 제발 기우였으면 좋겠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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