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편 - 서정춘

여기서부터, - 멀다

 

칸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를 타고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이 걸린다

 

詩가 있는 아침

 

칸칸마다 푸른 꿈을 싣고 수직으로 달리는 열차, 하늘을 찌를 듯 곧장 수직으로 올라가 백 년에 한 번 꽃을 피우고 죽는다는 대나무는 그래서 정신의 상징이다. 대나무는 죽더라도 그냥 화톳불에 던져지지 않는다. 어떤 시인은 그런 대나무를 또 이렇게 노래했다. ‘행여 내 죽어 창과 활이 되지 못하고 변절처럼 노래하는 악기가 되어도 한 가슴 후벼파고 마는 피리가 될지니’ <이덕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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