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전

현대전의 특성으로 전쟁에서 화력전 못지않게 주요한 것이 사이버전이다. 상대의 화력전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게 사이버전이기 때문이다. 사이버전은 또 양성적인 화력전과는 달리 음성적이다. 화력전은 시기가 있는 반면에 사이버전은 시도 때도 없이 자행된다.

 

사이버전은 적성국가 즉 상대의 정보통신 교란과 정보통신 절취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 며칠 전 북이 발사한 수도권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장애 전파는 교란에 속한다. 저들은 지난해 11월23일 연평도 포격 도발 때도 아군의 대포병 레이더에 대한 전자방해(ECM) 공격이 있었다. 이보다 두어 달 앞서서는 서해안 남부 지역에서 GPS 수신 장애가 또 있었다. 이번 교란 전파 발사는 ‘키리졸브’ 통신 방해를 노렸다고 보는 것이 객관적 관측이다.

 

주요 국가기관 및 금융기관에 대해 수차 시도된 디도스(DDoS) 공격은 교란 및 절취 겸용이다. 이번의 그 같은 시도에도 별 피해가 없는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인터넷 사이트의 접속 장애나 해킹으로 정보를 빼내는 단계를 넘어 국가기관 시설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문제는 이 디도스 공격이 어디 누구의 소행인지를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지난해 6월 미국산 고고도무인정찰기(UAV) ‘글로벌 호크’의 국내 도입 계획을 중국에 해킹당한 것은 정보통신의 절취다. 이 밖에도 성공하지 못한 해킹이 연간 약 2만건이라는데 대부분 중국을 통해서 이뤄진다고 한다.

 

한편 사이버전의 교란 목적은 상대의 전략·전술·전투 등에 착오를 일으켜 실패를 유도하는 데 있다. 즉 군사적 의미의 전자전은 적의 지휘통제체계와 전자무기체계의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무력화하는 군사 행위다. 평양정권이 인민군 총참모부 산하에 정보통제기구를 설치한 게 지난 2001년으로 벌써 10년 전이다. 이 기구는 정찰군과 지상군을 비롯한 해군·공군의 전자정보부대를 모두 통제하는 사이버 전문조직이다.

 

물론 우리 군 역시 이에 응분의 대처를 하고 있다. 사이버전은 긴장의 연속이다. 총성 없는 사이버전에서 이겨야 총성 나는 화력전을 막을 수 있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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