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 절대 없는 인정을 팝니다”

전통시장 들여다 보기 - 신장시장, 덕풍시장

상설+5일장 덕풍시장

알뜰 주부들의 명소 싱싱하고 푸짐한 찬거리로 가득

하남시 덕풍 2동과 3동 도로 안쪽 골목에 자리잡은 덕풍장은 20여 년의 긴 역사를 간직한 하남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이다.

 

도로변을 따라 350m에 걸쳐 상가가 형성돼 있는데 다닥다닥 비좁은 구조로 된 다른 재래시장에 비해 폭이 넓어 쇼핑이 한결 편리하다.

 

근처에 대형 마트가 없는 건 아니지만 상인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김종근 회장을 주축으로 상인들이 똘똘 뭉쳐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있다.

 

고객 편의를 위해 주차장을 만들고 때때로 경품추첨과 할인쿠폰, 시식코너 등을 운영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상설시장이지만 끝자리가 4일과 9일인 5일장이 서는 날에는 장꾼들과 손님들로 골목골목이 들썩인다.

특히 장터 특유의 질펀함과 번잡함은 여느 시장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

 

배추, 무, 시금치, 고추, 호박, 가지 등 채소와 과일이 대부분인 장터는 골목을 사이에 두고 형성돼 있는데 오전보다 오후가 더 붐빈다. 저녁 무렵에는 찬거리를 사러 나온 주부들이 장터 고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30분 정도면 장을 다 볼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시민들의 왕래가 많지 않은 도로변 골목에도 할머니들이 좌판을 차리고 있다.

 

좌판 외에 현대식으로 단장된 150여 개의 점포는 철따라 품목이 바뀌는데 한 상인의 귀띔에 의하면 장날이면 인근의 서울, 분당, 구리, 양평에서도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의 어려운 경제를 말해주듯 그네들의 씀씀이는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덕풍장에선 흥정이 잘 통한다.

 

흥정이 잘 통한다는 건 인심이 넉넉하다는 뜻일 게다.

 

계산을 치른 뒤 봉지에 한줌 더 넣어주는 덤은 재래장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신장시장

에누리 흥정하다 우수리는 ‘뚝’   이곳의 또 다른 즐거움

하나 덤 봉지에 슬쩍 한개 더넣기  주인 손사래 정겨운 풍경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대형유통센터의 잇단 하남지역 입점으로 상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신장전통시장은 상인과 지역주민이 함께 공존하는 시장형 공동체로 유명하다. 신장시장은 중소기업청이 지난 해 개최한 ‘2010 우수시장박람회’에서 중소기업청장상을 거머질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친환경도시인 하남시의 시장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신장전통시장의 속살을 들여다 본다.

신장시장은 지난 1950년 노점상들이 하나 둘씩 몰려들면서 형성되기 시작했다.

 

현재 ‘나산축산’등 110여개 점포와 200여명의 상인들이 하나의 마을처럼 공존하고 있다.

 

이곳 상인들은 ‘신장’이란 오래된 마을에서 60여년을 살아오면서 이웃이 돼 서로를 배려하고, 때론 형제처럼 아픔을 보듬어가며 살아왔다.

특히 신장시장은 오랫동안 타지로 떠났다 마을을 찾은 토박이들과 고향을 찾는 마음으로 시장을 방문한 고객들간 정으로 넘쳐나는 곳이다.

 

하지만 신장시장은 최근 주변의 아파트단지 조성과 함께 입점한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으로 상권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와 국회, 지방의회 등의 전통시장 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도 병행되고 있지만 신장시장의 존립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러나 신장시장이 주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우선, 시장의 뛰어난 입지조건 탓이다.

아파트와 주택들이 신장시장을 둘러싸고 있고, 교통 접근성도 탁월하다.

 

또 신장초등학교를 비롯해 5개의 초·중·고등학교가 시장을 따라 위치, 매일 2천~3천여명의 학생들이 시장을 방문하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이 같은 지리적 잇점만으로 신장시장이 우수전통시장이 될 수 있었을까.

 

아니다. 신장시장이 홈플러스 등 대형유통점과의 경쟁에서 우월적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서민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운 시점에서 ‘신장전통시장’이 지금과 같은 부흥기를 맞는 경쟁력 요인은 무엇인가?

 

상인들은 신장시장 상인회가 그 핵심이라고 한 목소리를 모은다. 또한 상인들은 주저하지 않고 상인회가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한시도 쉬지 않고 노력해 왔다고 손꼽는다.

 

신장시장 상인회는 지난 2001년 설립됐다. 신장시장이 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서야 상인들의 중지를 모아 발촉했다.

 

그러나 신장전통시장 상인회 설립은 다른 시·군의 전통시장보다 턱없이 늦었지만 전통시장 살리기를 위한 노력들은 한치의 막힘도 없이 쏜살같이 추진됐다.

 

신장상인회는 시장 비가림 천막과 주차장, 그리고 화장실 등 고객편의시설을 다른 전통시장보다 한발 빠르게 추진했다.

 

다른 시장들이 지방정부 등의 지원에 목을 매고 있을 때 상인회를 중심으로 상인과 건물주들이 주머니를 털어 3억원이라는 비용을 자체적으로 조달, 조기사업 추진이 가능했다.

 

신장시장의 자랑인 무료배송센터, 간판정비사업, 시장입구 아치사업, 점포 리모델링과 시장바닥 타일작업 등 각종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한 것도 상인들의 단결이 큰 힘이 됐다.

 

특히 신장시장 상인회는 홈플러스 등 대형유통점의 입지로 직면하게 된 상권붕귀 위기를 상인들의 능동적 대응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

 

신장시장은 대형유통점에 뒤지지 않은 마케팅을 통해 고객 감동 경영을 구현하고 있다.

 

신장상인회는 지난 해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시장에서 어린이들에게 사은품으로 학용품을 나눠주고,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페이스 페인팅과 사생대회, ‘금반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어버이날에는 지역 내 어르신들을 모시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정기적으로 독거노인들에게 나눠드릴 김장행사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지역섬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은수 신장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신세대를 겨냥한 좋은 물건과 카드단말기 도입 등으로 쇼핑의 편의성을 도모하는 등 혁신경영을 펼치고 있다”며 “고객의 사랑만 받아온 신장시장은 앞으로 고객에게 베푸는 전통시장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하남=강영호기자 yhkang@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