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진참사

일본기상청은 규모 9.0으로 관측이래 최대의 동북지방 지진을 11일 오후 2시46분 발생 1분전에 경보를 냈다. 지진해일 즉 쓰나미 또한 그날 오후 5시께로 예보했던 것이 3 시30분께 이미 태평양 연안도시를 덮쳤다. 지진 규모도 당초 7.9로 발표했던 것을 8.8에 이어 다시 9.0으로 수정했다. 아직은 사태수습에 경황이 없지만 앞으로 적잖은 논란이 있을 것이다.

 

일본 열도의 잦은 지진 원인이 지구속 지각판인 태평양판·아시아판·오세아니아판 등이 겹치는 경계지점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전설이 있다.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가 본토에서 여러지역 섬들을 밧줄로 묶어 끌어온 것이 오늘의 일본 열도라는 것이다. 개국신화다. 여러지역 섬들을 끌어온 신화가 여러지역 판들이 경계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일본침몰’은 하구치 신지 감독 작품이다. 2005년에 우리 돈으로 쳐 200억원을 들여 만든 초대작이다. 줄거리는 제2관동대지진으로 화산이 연쇄 폭발하면서 일본 열도가 서서히 바다속으로 반쯤 잠긴다는 것이다. 공전의 히트를 쳐 대박이 터졌다. 일본사람이면 행여나 하는 원초적 두려움 속에 아니길 바라는 관심사인 것이다. 이번 동북부 강진은 1923년 9월1일 발생한 관동지진보다 더 강해 가히 ‘일본침몰’이 설정한 제2관동지진 상황이 될만하다. 그러나 동북부 강진이 설마한들 ‘일본침몰’의 조짐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일본의 이번 재난은 1945년 제2 차세계대전 패전 이후에 처음 맞는 최대의 국난이다. 여객선과 열차가 파도와 해일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해일은 연안의 도심지 10 km 지역까지 처들어가 숙대밭을 만들었다. 그런가하면 여기저기서 화염이 치솟아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물과 불속에서 저마다 “살려달라”는 비명이 아비규환을 이루었다. 공포의 절규 속에서 죽어간 생령들이 얼마나 황당하고 참혹했을까, 아마 최종 사망 집계엔 수만명이 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이 1· 2호에 이어 3호기도 폭발 위험에 처했다. ‘주민 15만명이 추가로 방사능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교도통신의 보도다.

 

일본이 이번 국난을 잘 넘기길 바란다. 우리들 또한 남의 재난으로만 흘려버릴 일이 아니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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