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275자가 전부다. 그 기록에 따르면 장자는 전국시대 몽(蒙)이라는 지역에 살았던 본명은 ‘주(周)’이고 옻나무 밭을 관리하는 하급관리를 지낸 사람이다. 몽은 지금의 하이난성 지역이다. 그는 생몰연대가 불분명하다. 기원전 370년전쯤 태어났다고 추정할 뿐이다.
장자가 후세에 익숙한 것은 ‘장자’란 책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도 베일에 싸여 있기는 마찬가지다. 사마천의 기록에 따르면 기원전 1세기 무렵 10만여자로 된 ‘장자’란 책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 남아 있는 ‘장자’는 모두 33편으로 북송의 철학자인 곽상(郭象)이 엮었다. 학자들은 33편 중 내편(內篇) 7편이 장자가 직접 쓴 것이고, 외편(外篇)과 잡편(雜篇) 26편은 후학에 의해 서술된 것이라고 본다. 장자는 천지만물의 기본원리가 ‘도(道)’라고 봤다. 여기서 도는 어떤 대상을 욕망하거나 소유하지 않는 무위(無爲)하고 자연스러운 것을 의미한다. 장자의 말 중 “계수나무는 먹을 수 있어 잘리고, 옻나무는 쓸모 있어 베인다. 표범은 그 아름다은 털가죽 때문에 재앙을 맞는다. 사람들 모두 ‘쓸모 있음의 쓸모’는 알고 있어도 ‘쓸모 없음의 쓸모(無用之用)’는 모르고 있구나”는 ‘굽은 나무, 못 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의미가 된다. 이 ‘무용지용’은 사람들의 습관, 즉 ‘인습’을 등지고 살았던 장자의 면모를 잘 드러낸다. “내가 나비가 된 꿈을 꾼 것인가. 아니면 나비가 장자가 된 꿈을 이제 막 꾸기 시작한 것인가?” 어느 날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는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깬 장자가 한 말이다. 그 유명한 ‘호접지몽(胡蝶之夢)’이다.
장자는 “나는 천지로 관(棺)을 삼고 일월(日月)로 연벽(連壁)을, 성신(星辰)으로 구슬을 삼으며, 만물이 조상객(弔喪客)이니 모든 것이 다 구비되었다. 무엇이 더 필요한가?” 임종에 즈음하여 제자들이 그의 장례식을 성대히 치르려고 의논하고 있음을 눈치챈 장자가 했다는 말이다.
장자의 사상은 중국불교와 산수화 특히 시가(詩歌)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굽은 나무’의 오늘과 “착한 일 하더라도 이름이 날 정도로 하지 말라”는 내일이 보인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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