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분당을, 정운찬 불출마··손학규도 미정 ‘안갯속’

4.27 재보선을 40여일 앞두고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성남 분당을 보선에 불출마하기로 입장 정리를 하면서 거물급 ‘빅 매치’가 무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성남 분당을 보선은 한나라당의 정 전 총리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간 거물급 대결이 예상됐던 곳이다. 따라서 이 지역은 손 대표의 출마 가능성도 낮을 수 밖에 없어 여야 구도가 안갯속 형국이다.

 

한나라당은 21일 공천심사위원회를 열고 성남 분당을 보선 예비후보 강재섭 전 대표와 박계동 전 국회 사무총장, 장석일 대한산부인과의사협회 부회장, 김기홍 변호사, 박명희 약사, 한창구 전 분당구청장 등 6명에 대한 면접을 실시한 뒤 3배수로 압축할 예정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민주당 후보가 어떤 식으로든 정리된 이후에나 공천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전략공천을 주장하는 그룹과 공천 신청자에 대한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측의 갈등도 예상된다.

 

정 전 총리가 불출마 의사를 거듭 밝힘에 따라 경선을 통한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지만 민주당 손 대표가 출마할 경우에 대비해 전략공천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정 전 총리를 상대로 한 여권 최고위층의 ‘삼고초려’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이렇게 된다면 한나라당내 전략공천 주장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정 전 총리에 대한 비판론이 만만치 않은데다 불출마에 따른 ‘대안 부재론’에 더해 전략공천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공천을 들러싼 당내 갈등이 심해지자 여론조사 판세까지 계파별로 다르게 해석하는 등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중앙당 지도부는 손 대표의 최종 결심만 바라보며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정 전 총리의 불출마에 따른 손 대표의 분당을 출마 가능성이 낮아질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애초 정 전 총리 등 여권의 ‘빅 카드’ 전면배치를 전제로 했던 측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한나라당 강 전 대표가 나올 경우 오히려 승산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따라서 ‘손학규 차출론’의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손 대표가 명쾌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미묘한 발언만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주자로서 당락에 따른 정치적 득실도 염두에 둬야 하고, 당 대표로서 어떤 것이 당을 위한 것인지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손 대표가 출마를 결심해도 야권연대와 당내 후보자들에 대한 교통정리도 관건이다. 현재 민주당에선 김병욱 지역위원장과 김종우 분당고향만들기 모임 회장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지역구를 활동을 하고 있다. 여기에 소설가 김한길 전 의원과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도 전략공천을 노리고 있는 상태다.

또 국민참여당 이종웅, 민주노동당 우위영, 진보신당 이진희 후보 등도 이미 출마선언과 함께 유권자들을 만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강해인·김재민기자 hi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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