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수집은 어느덧 노인직업이 됐다. 골목길마다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노인들 폐지수집이다. 잘해야 하루에 3천원 번다. 이도 수집하는 노인이 늘어 경쟁이 심해진다고 한다.
이런 폐지수집 노인 채모 할머니가 종이상자에 든 돈뭉치를 주웠다며 경찰에 맡겼다. 인천 만수동 다세대주택에 사는 분으로 올해 74살이다. 며칠 전 이 할머니가 주인을 찾아 달라며 만월지구대에 건넨 돈은 백만원짜리, 십만원짜리 수표를 비롯해 현금 230만원 등 모두 790만원이다. 뒤늦게 돈을 찾은 돈 주인은 옷장 속 옷에 보관하던 돈뭉치를 헌 옷을 종이상자에 담아 내다 버리면서 잘못해 함께 버렸다며 찾아준 채 할머니에게 고마워 했다.
채 할머니는 정말 대단하다. 그는 “큰 돈을 줍다 보니 가슴이 뛰어 혼났다”고 말했다. 폐지를 5~6년 모아도 모으지 못할 큰 돈이다. 아마 돈의 유혹도 안 받진 않았을 것이다. 비단 그만이 아니고 여느 사람 같아도 유혹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그는 다른 사람이 뿌리치기 어려운 돈의 유혹을 뿌리치고 경찰에 맡겼다. 이 사회의 민초는 이토록 착하다. 그리고 열심히 산다. 한데, 열심히 사는 착한 민초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위인들이 벼슬아치들이다. 특히 정치인은 더한다.
사람은 배웠다고 해서 선량한 것이 아니다. 못 배운 민초들은 착하게 사는데, 배웠다는 벼슬아치들 중엔 온갖 협잡질을 일삼는 못된 사람이 수두룩하다.
경찰서나 구청에서 채 할머니를 어떻게 대우했는지 궁금하다. 잃은 돈을 찾아 주면 법정 비율의 사례를 주인이 해야 하는데 그 같은 뒷소식이 없다. 만약에 사례를 안 했다면 경찰과 구청의 관심 소홀이다. 표창도 할 만하다. 정직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정직한 사람이 대우받는 사회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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