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 침출수 일부 흘러나와 지하수에 유입된 것
구제역 매몰지 주변 지하수가 침출수로 실제 오염됐다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발표와 관련해, 해당 지자체인 이천시가 "침출수가 땅으로 일부 흘러나와 지하수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28일 밝혔다.
정부와 경기도는 줄곧 구제역 가축 매몰지의 침출수로 인한 지하수 오염 사례는 없다고 밝혀왔었다.
더욱이 해당 매몰지는 구제역 매뉴얼 지침대로 매몰이 이뤄진 지역이라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상당수 매몰지를 포함한 전체 매몰지의 지하수 안전이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지난 2월 이천시가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의뢰한 백사면 모전리 298번지 일대 '구제역 매몰지 주변 지하수 정밀검사 결과'를 입수한 결과, 침출수로 인한 지하수 오염이 공식 확인됐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298번지 주변은 1월 18일 돼지 9천16마리가 매몰된 이후 지하수에서 심한 악취가 발생한 곳인데 실제 한국원자력연구원 분석한 결과 지하수 4곳에서 '가축사체 유래물질'이 검출됐다는 것.'
가축사체 유래물질'은 단백질이나 아미노산 등을 말하며, 해당 매몰지에서 30m정도 떨어진 비닐하우스 2곳의 지하수에서 ℓ당 각각 3.817㎎, 1.120㎎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가 1 이상이면 '침출수에 의한 오염 의심 지역'으로 원자력연구원은 판단한다고 유 의원 쪽은 전했다.
매몰지에서 60m가량 떨어진 비닐하우스와 가정집의 지하수에서도 각 0.250㎎, 0.597㎎이 검출됐으며, 이 일대는 채소 재배 비닐하우스가 밀집돼 있다.
하지만 이천시는 원자력연구소의 이같은 분석 결과를 지난달 26일 통보받고도 한 달여가 지난 이달 23~25일 매몰된 가축을 농장 안 축분퇴비장으로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천시 관계자는 "매뉴얼대로 매몰했지만 일부 침출수가 넘쳐 땅에 스며들어 지하수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매몰 가축을 이전했기 때문에 별도의 추가 조사는 벌이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원자력연구원의 검사 항목이 정부의 공식 기준은 아니기 때문에 해당 매몰지 주변 지하수가 침출수로 오염됐다고 100%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침출수 오염을 가리기 위해 암모니아성 질소, 질산성 질소, 염소 이온, 총대장균군 등 4가지 지표를 살펴 이 중 암모니아성 질소와 염소 이온이 기준치 이상을 넘는지를 따지기 때문에 원자력연구원의 '가축사체 유래물질'은 정부의 공식 기준이 아니라는 것.
도 관계자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2월 11일 이후 꾸준히 해당 매몰지의 오염여부를 측정하고 있는데 암모니아성 질소는 기준치를 넘었지만 염소이온이 기준치 이하라 침출수로 인한 오염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이천시 관계자도 "정부의 공식 발표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원자력연구원 검사 결과로 해당 지하수가 침출수로 오염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잘라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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