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PF 수렁’… 또 부도공포

올 만기 PF 대출 15조원 육박… 도내 중견건설사 ‘줄도산’ 걱정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등으로 국내 대형건설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도내 건설업계에 또다시 부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30일 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진흥기업과 월드건설에 이어 지난 21일 LIG건설까지, 올 들어서만 3개 중견건설사가 법원 또는 채권단 관리에 들어갔다.

 

특히 진흥기업의 워크아웃 신청과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은 대규모 PF대출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이처럼 건설사 부실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 일제점검에 착수하고 부실이 드러날 경우 사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중견건설사를 중심으로 PF 부실로 인한 부도사태가 잇따를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선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PF 대출이 1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지역의 주택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LIG건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제때 자금을 상환할 수 있는 건설사는 많지 않다는 분위기다.

 

주택건설업계 미분양주택은 8만5천가구에 이르고, 수도권과 지방 일부에서는 미입주로 인한 자금회수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만기연장이나 브릿지론 등 추가 대출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 연명을 위한 ‘돌려막기’도 여의치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공공부문 업계 수주액은 38조2천억원 수준으로, 전년도에 비해 무려 34% 이상 줄었다.

 

올해 역시 공공공사 물량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더 부족할 것으로 전망돼 중견사 대부분은 공공과 민간(주택)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도 건설업계의 줄도산 예방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도내 A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업계와 저축은행 등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 수차례 단행됐지만,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만 갚아 나가기도 버거운 건설사들이 즐비하다”며 “일부에서는 또다시 살생부가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건전한 구조조정과 기업 자체의 사업다각화 노력을 전제로, 정부가 나서 건설사의 일시적 PF대출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PF (프로젝트 파이낸싱) ?

은행 등 금융기관이 별다른 보증 없이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 기법으로 사회 경제적 재산성을 가지고 있는 부동산개발 관련 사업에서 PF대출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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