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질환 정복 프로젝트 최고의 특성화센터를 찾아서> 8. 유방암- 유방내분비암센터

혹 만져지면 최소 3년 지난 것 30대 후반 미혼녀 초음파검사 필수

주부 김미숙씨(48·군포시 산본동·가명)는 서너 달 전부터 우측 유방에 이상한 덩어리가 만져지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커지는 것이 느껴졌다. 가까운 한림대성심병원을 찾아 유방초음파 검사를 받은 결과 우측 유방에 미세석회를 동반한 3.2cm 크기의 불규칙하고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종괴가 감지됐다. 이에 따라 김씨는 조직검사를 통해 유방암을 확진 받았다. 김씨는 유방보존을 원했다. 유방암센터에서는 경험상 가능하다고 판단, 유방보존수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수술 중 시행한 절단면 조직검사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아, 인공보형물과 주위 근육을 이용해 절제 부위를 성형한 후 무사히 수술을 마쳤다.

  ■ 가족력 있다면 30대 이후 특히 주의

유방암의 발생 원인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으나 유전적, 환경적, 영양적, 호르몬적 인자들이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방암은 대부분 30대 이후에 발생하며 분만경험이 없는 여성, 양성 유방질환을 앓은 여성, 이미 한쪽 편에 유방암이 있었던 경우 등에서 발병 위험이 더 높다. 특히 어머니나 자매 중 한쪽이 유방암에 걸린 경우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은 대략 2~3배 정도 높아진다. 또 어머니와 자매 모두가 유방암 환자인 경우에는 유방암이 나타날 확률은 8~12배 정도 상승한다. 반면 수유는 유방암을 막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생활 습관과 생활환경 요인도 유방암과 관련이 있다.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많이 하는 경우, 오랜 기간 피임약을 사용하는 경우, 술 담배를 즐기는 경우 등도 유방암의 발생을 높인다. 따라서 이런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들은 유방암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 혹 만져지거나 유방피부 함몰, 부종 등 증상

증상으로는 혹이 만져지고 통증은 거의 없으며, 유방피부에 함몰이나 부종, 습진, 궤양 등이 생기며, 유두에서 핏빛의 분비물이 나오기도 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증세는 유방에서 혹이 만져지는 것이다. 유방암 환자의 75% 정도가 본인이 혹을 만져서 병원을 찾는다. 혹이 손에 만져지려면 암의 크기가 1cm 정도까지 자라야 하는데, 이렇게 혹이 커지려면 암세포가 무려 10억 개 이상으로 구성되며, 암세포가 처음 생겨 보통 3~8년의 시간이 경과한 경우다. 간혹 유두에 혈성 분비물이 나와 조직검사를 받고서야 암이 발견되기도 한다. 암이 진행되면 피부나 유두 함몰을 초래하고, 겨드랑이 림프절에 암세포가 전이되어 손으로 만져지기도 한다. 유방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피부가 벌겋게 부어오르고 염증성 병변을 보이거나 피부에 궤양을 일으키고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환자 75% 혹 만져져 발병 알아

 

증상 심해지면 피부 붓고 고름

 

조기 발견땐 80% 이상 완치

 

분만경험 없고 가족력 있으면 위험

 

피임약 장기복용·술담배도 조심

 

최근 치료법 비약적 발전

 

수술전 보조항암요법 통해

 

암 크기 축소 가슴절제 피해

최근 유방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정기검진으로 유방암을 진단받는 환자들 또한 늘고 있다. 대개 이런 환자들은 수술 결과 70% 이상에서 조기 유방암으로 진단된다.

 

■ 정기적인 자가진단이 조기발견 도와

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검진이 가장 중요하다. 매달 자가진찰을 통해 이상한 혹이나 증상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매년 유방전문의에게 정기 진찰을 받고 유방촬영 및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다. 20세 이상인 여성은 생리가 끝난 직후 본인이 유방을 만져보는 자가진단을 하는 것이 조기발견에 많은 도움이 된다. 유방촬영술이나 유방초음파는 35세에서 39세 사이에 기본적으로 시행하고, 40세 이후에는 매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호르몬치료를 받는 사람은 매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유방암은 예후가 비교적 좋은 암으로, 적절한 치료만 하면 조기 유방암의 경우 10년 생존율이 80% 이상으로 거의 완치가 된다.

 

■ 암성형수술 개념 도입한 유방보존수술 늘어

치료방법에는 수술이나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및 호르몬요법 등이 있으며, 조기 암을 제외하고는 대개 이들의 복합요법이 사용된다.

 

최근 수십년간 유방암 치료법에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다. 그 발전의 첫 번째는 항암화학요법의 적용 범위의 확대를 들 수 있다. 과거 항암화학치료는 수술 후 보조요법이나 병기가 진행된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됐으나, 현재는 그 적용 범위가 확대돼 수술 전 보조항암요법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수술 전에 보조항암화학요법을 통해 암종의 크기를 줄임으로써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에게 수술적 절제를 가능하게 할 수 있으며, 유방 전절제술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 암의 크기를 줄여 유방보존수술을 가능하게 한다.

 

두 번째는 수술적 치료다. 수십년간 유방암의 표준수술법은 변형근치유방절제술(유방전절제술+겨드랑이 림프절절제술)이었지만, 조기유방암의 진단율이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유방보존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유방보존수술 시행을 위한 암종의 크기, 개수 등과 관련한 절대적 금기가 없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교적 젊은 여성에서 유방암이 발생하는 특징 때문에 외형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유방보존수술 후 인공보형물을 삽입함으로써 유방보존수술 후 발생하는 유방의 변형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암성형수술 개념의 도입으로 맞춤형 수술을 통해 다양한 위치, 다양한 모양의 암종을 최대한 유방의 모양을 유지하면서 암종을 충분히 절제할 수 있는 수술법들이 시행되고 있다.

 

■ 채식 위주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예방

유방암을 예방하려면 식이성 섬유, 녹황색 채소 등 섬유질이 많은 야채를 섭취하고 육식을 절제하는 한편,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한 음식 및 어류를 많이 먹고 지방식을 피하며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그 외 여성호르몬이 유방을 자극하는 것을 차단하는 약제를 복용함으로써 고위험군에 속하는 여성들의 유방암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

 

도움말=김이수 한림대성심병원 유방내분비암센터 센터장

 

윤철원기자 ycw@ekgib.com

 

한림대성심병원 유방내분비암센터

유전성 유방암 거점병원

 

진화하는 치료법 연구·도입

 

유방 변형 최소화에 주력

한림대성심병원 유방내분비암센터는 점차 유방암·갑상선암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진료의 효율을 높이고 진단과 치료에서 전문성을 높이고자 지난 2004년 문을 열었다. 현재 센터는 환자가 병원에 처음 내원하게 되면 당일 진료 및 필요한 기초검사(유방촬영술, 초음파, 혈액검사 등)를 곧바로 시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외래진료실 2개, 초음파 진단실 3개, 판독실 1개, 교육 및 상담실이 독립된 공간에 마련돼 진단에서 치료까지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

 

또한 김이수 센터장을 필두로 유방·갑상선외과교수 4명, 유방·갑상선영상의학과 교수 3명, 혈액종양내과 교수 1명,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1명, 외래 전문간호사 1명, 외과 전문간호사 1명, 코디네이터 1명, 간호조무사 4명으로 구성된 전문 의료진이 다학제적 진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젊은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30대의 유병률은 서구보다 4배나 높다. 그러다보니 치료의 미용적 측면은 물론 수술 후 삶의 질이 얼마나 잘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학계에서는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이에 센터에서는 암종의 크기가 큰 유방암을 대상으로 수술 전 보조항암화학요법을 도입,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암종의 크기를 줄임으로써 유방보존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의 수술이 가능하게 됐으며, 유방 전절제술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에도 40% 정도에서 유방보존수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30% 정도에서는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으로 병리학적 완전관해를 보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런 완전관해를 보이는 환자는 극히 좋은 예후를 보이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또한 유방보존수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함과 동시에 암성형수술 개념을 도입해 유방보존수술 후 인공보형물을 삽입하거나 좀 더 큰 암종일 경우에는 근육이나 연부조직과 인공보형물을 함께 이용함으로써 유방보존수술 후 발생하는 유방의 변형을 최소화하고 있다. 2010년 통계에 따르면 이러한 암성형 유방보존수술이 전체의 70%를 넘어서고 있다.

 

센터는 경기 서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병원으로서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연구하는 센터’를 모토로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보고되고 있는 최신 지견들을 진단과 치료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세계 유수의 유방, 갑상선암 치료 병원들과 견주어 뒤지지 않는 치료성적을 내고 있다. 또한 자체적으로 연구실을 운영하면서 유방·갑상선암의 기초 연구 및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2010년에는 보건복지부가 후원하고 한국유방암학회가 주관하는 ‘한국 유전성 유방암, 유전상담 거점병원’으로 지정돼 서울, 경기도 지역에서 유전성 유방암으로 진단받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유전상담을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 유전성 유방암 연구의 초석을 다지는 데 일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방·갑상성암 치료약제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식물성 화학물질(Phytochemical)을 발견, 실험 중에 있으며, 유방암의 향후 운명이나 치료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인자, 즉 예후인자와 예측인자를 찾아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경기일보·한림대의료원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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