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경기마라톤-영광의 얼굴

■ 하프 男우승 백운섭 씨

 

“우승 여세 몰아 내년엔 풀코스 도전”

 

“하프코스 우승의 여세를 몰아 내년에는 풀코스 우승에 도전하겠습니다”

 

제9회 경기마라톤대회 남자 하프코스에 1시간16분55초로 김영도씨(충주 중앙탑·1시간18분56초)와 지난해 우승자 이용희씨(기아자동차·1시간19분31초)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한 백운섭씨(36·충남사랑).

 

충남체고에서 중장거리 육상선수로 활약했던 백씨는 고질적인 허리부상으로 고교 2학년 때 운동을 포기한 뒤 지난 2007년부터 불어난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마라톤을 다시 시작해 1년여만에 25㎏ 감량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 2007년 경기마라톤대회 풀코스에 출전해 2시간58분대의 생애 첫 서브3를 달성한 백씨는 이후 각종 마라톤대회에서 입상하기 시작했고, 지난달 안중근마라톤대회와 인천국제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서 잇따라 우승한 실력파다.

 

백씨는 배로 유명한 충남 천안시 성환읍 일대 농로를 달리며 훈련을 쌓고 있으며, 15㎞ 인터벌 훈련과 함께 30~40㎞의 지속주를 병행하면서 기록 향상을 위해 맹훈련했단다.

 

백씨는 “최고 기록을 경신하진 못했지만 코스 전반적으로 높낮이가 적당하게 구성돼 있어 편안하게 레이스를 펼칠 수 있었다”며 “경기마라톤대회 출전때 마다 좋은 결과를 얻은데 힘입어 내년에는 폴코스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 하프 女우승 양순자 씨

 

“9년째 도전해 첫 우승 동료에 영광을”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한 경기마라톤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해 무척 기쁩니다. 함께 한 동료들에게 영광을 돌리겠습니다”

 

제9회 경기마라톤대회 여자 하프코스(21.0975km)에서 1시간36분47초로 우승을 차지한 양순자씨(48·광명구름산마라톤클럽).

 

양씨는 경기마라톤 제1회 대회부터 꾸준히 참가하며, 일주일에 3일씩 광명 구름산과 안양천 일대를 뛰며 체력을 다진 것이 첫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혼자만의 싸움이라고 생각했던 마라톤에서 ‘함께’라는 말을 알게해 준 구름산마라톤클럽 동료들이 있어 건강을 지키는 것은 물론 이번 대회에서 행복한 레이스를 펼쳐 ‘두 토끼’를 모두 얻게 됐다고 마냥 즐거워 했다.

 

화창한 날씨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절하게 배치된 코스가 좋았다는 양씨는 “뛰는 내내 단 한번도 우승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우승하게 돼 너무 행복하다. 같이 뛰어준 동료들이 없었다면 결코 이룰 수 없는 성적이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동료애를 바탕으로 꾸준한 연습 및 자기 관리를 통해 내년 대회에서도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다시 한번 훌륭한 코스와 마라토너의 열정을 꽃 피울 수 있게 도움을 준 대회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 10㎞ 男우승 권영덕 씨

 

“지난해 준우승 아쉬움 날려 기뻐”

 

“지난해 아깝게 우승을 놓쳐 안타까웠는데 오늘 이렇게 정상을 차지하게 돼 더없이 기쁩니다”

 

제9회 경기마라톤대회에서 35분24초로 남자 10㎞ 우승을 거머쥔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마라톤동호회 소속 권영덕씨(40)의 우승소감.

 

1년에 10여 차례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는 권씨는 지난해 제8회 경기마라톤대회 10㎞ 부문에서 2위로 입상한 데이어 올해 승리의 영광을 맛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올해로 마라톤 경력 8년차인 권씨는 수년간 계속된 음주와 흡연으로 건강이 악화되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금연·금주를 시작하며 동시에 마라톤에 입문.

 

직장생활을 하면서 항상 몸이 무기력했는데 마라톤을 하면서 활력이 넘치고 건강도 눈에 띄게 좋아져 직장동료들과 가족들이 “새 사람이 됐다”며 놀랄 정도였다고 소개했다.

 

따로 연습시간을 내기 어려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회사 운동장을 돌며 꾸준히 훈련을 해온것이 우승비결이라고 밝혔다.

 

권씨는 “마라톤은 자기자신과의 싸움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렵고 힘든 일이 많은데 그때마다 마라톤을 통해 길러온 끈기와 인내가 큰 도움이 된다”며 “지금까지 70여회의 대회에 출전했는데 앞으로 100회, 200회가 될 때까지 계속 마라톤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10㎞ 女우승 김대순 씨

 

“첫 출전에 우승까지 해 기분 최고”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우승을 하게 돼 무척 기쁩니다”

 

제9회 경기마라톤대회 여자 10㎞에서 44분F로 우승을 차지한 김대순씨(48·여주군청마라톤동호회)는 올해 처음으로 참가한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기쁨을 환한 미소로 답했다.

 

여주군 보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씨는 원래 자주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할 정도로 위가 좋지 않아 건강을 되찾기 위해 10년 전부터 마라톤을 시작했다.

 

이후 위가 편안해진 것은 물론 편두통까지 사라지면서 하루에 1시간씩 꾸준히 달리는 습관을 들인 ‘열혈 마라토너’가 됐다고 한다.

 

10년 동안 200여회의 대회에 참가해 그 중 절반의 대회에서 순위권에 들어갔던 실력자지만 올해 경기마라톤은 처음 참가하는 대회라 별로 욕심을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주에서 함께 참가한 동호회원들과 발을 맞추어 ‘살살 뛰려했다’는 김씨는 날씨가 좋아 주변 풍경을 즐기며 뛰다보니 우승까지 거머쥘 수 있었다고.

 

특히 그는 건강을 위해 욕심을 내지 않고 뛰다보면 산과 나무 등 자연과 하나가 되면서 무아지경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마라톤은 외로운 레이스가 아닌 즐거운 게임이라고 예찬했다.

 

김씨는 “꾸준한 연습만이 비결”이라며 “앞으로는 가족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기 위해 함께 마라톤도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5㎞ 男우승 임청혁 씨

 

“기록 향상·우승까지… 기쁨 두배”

 

“주변분들이 잘 뛰셨던 덕분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열심히 뛰었던 것이 이렇게 좋은 결과로 나타나게 됐네요”

 

남자 5㎞ 코스에서 17분16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한 임청혁씨(32·새천년마라톤클럽)는 실력이 비슷한 마라토너들이 많았던 탓에 좋은 성적으로 우승하게 됐다며 미소.

 

평소 운동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임씨는 지난 2005년 회사 동료의 권유로 마라톤을 시작하게 됐고, 조금씩 늘어나는 자신의 기록에 재미를 붙여갔다.

 

지난 2009년 서울마라톤 풀코스에서 2시간50분대를 기록하며 SUB-3(3시간 이내 풀코스 완주)를 달성했던 임씨는 5㎞ 최고기록이 17분10초대.

 

임씨는 대회를 준비하며 부천종합운동장 등에서 하루는 천천히 조깅하듯 뛰고, 하루는 실제 대회에 나선 것 처럼 스피드있게 뛰었던 것이 우승의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반적으로 공원이나 휘트니스클럽에서 달리며 대회를 준비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진짜 실력을 체크할 수 있는 트랙에서 훈련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귀뜸하기도.

 

임씨는 마라톤 입문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우선 걷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으니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와보셨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천천히 걸으며 시작한 마라톤이 건강한 인생과 삶의 즐거움을 전해다 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 5㎞ 女 우승 김유미 씨

 

“제자들아 선생님 금빛레이스 봤지”

 

“몇일 전 경기도학생체육대회에 참가했던 제자들과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달렸습니다”

 

17일 열린 제9회 경기마라톤대회 여자 5㎞에서 20분40초로 우승을 차지한 김유미씨(37·YM마라톤)는 경보선수 출신으로, 현재 광명 철산충학교 육상코치로 후진 양성에 힘쓰는 베테랑 달림이다.

 

태권도 사범인 남편을 만나 태권도 3단의 유단자가 된 김씨는 광명시 여성축구단 선수와 다이어트 워킹 강사로도 활동하는 만능 스포츠 우먼으로, 딸도 올해 소년체전에 멀리뛰기 경기도 대표로 뽑히는 등 전형적인 스포츠 가족.

 

코스별 출발 순서를 착각해 운동장에서 몸을 풀다 뒤늦게 뛰는 바람에 우승을 놓칠뻔 했다는 김씨는 “이번 대회가 올해 들어 첫 출전이라 좋은 성적을 내고자 했고 그 목표를 이뤄 기쁘다”며 자신의 우승에 만족감을 표했다.

 

제자들에게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대회에 참가해 뛰는 이상 1등밖에 없다는 각오로 임했다는 김씨는 포근한 날씨가 많은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마라톤을 위해 따로 훈련을 하지는 못했지만 제자들을 가르치며 시간이 날때마다 1시간씩 조깅을 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자평.

 

김씨는 “지난해 아이들의 성공 가능성을 발견한만큼 제자들이 올해와 내년 소년체전 등에서 목표로 하는 메달을 획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 최고령 출전 임호연 옹 <81세>

 

“10㎞ 1시간이면 거뜬 마라톤이 최고의 보약”

 

“아직까지 이 정도쯤이야 문제 없다니까”

 

제9회 경기마라톤대회에서 10㎞ 코스 완주에 성공한 최고령 완주자 임호연옹(81·수원시 매산동)의 건강한 외침.

 

임 옹은 10㎞ 코스를 1시간9분43초만에 통과하며 젊은 사람들에게 뒤쳐지지 않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제1회 경기마라톤에 참가한 이후 이날 열린 9회 대회까지 경기마라톤에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는 임 옹은 자신이야말로 경기마라톤 최고의 애찬론자라고 소개했다.

 

마라톤에 대한 열정만큼은 어느 젊은이들 못지 않다는 임 옹은 “10㎞를 완주하는데 평소 1시간 정도 걸려 오늘의 기록에 만족한다”라며 “달리면서 힘들 때마다 6·25 참전 당시를 생각하면 힘든 생각이 싹 가신다”며 웃음 섞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어느덧 마라톤 경력 10여년이 됐다는 임 옹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집 뒷산인 팔달산을 뛰기 시작하면서 마라톤을 시작, 매일 새벽 4시반에 일어나 팔달산 산책로 코스를 한시간 가량 달리고 정기적으로 젊은 사람들과 ‘수원샛별 마라톤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다음 달 열릴 예정인 강원도 화천마라톤에도 참가신청을 했다는 임 옹은 “아침마다 마라톤을 하고 나면 밥맛이 꿀맛”이라며 “배가 나온 젊은 사람들에게 마라톤보다 더 좋은 운동은 없다”며 마라톤에 대한 애정을 강조했다.

 

■ 최연소 출전 박아연 양 <4세>

 

“아빠랑 엄마랑 함께 생애 첫 완주 했어요”

 

“하나도 힘 안 들고 아빠랑 엄마, 언니랑 달리기해서 너무 좋아요”

 

제9회 경기마라톤대회에서 최연소로 5km 코스를 완주한 귀여운 꼬마 마라토너 박아연양(4세)은 자랑스럽게 완주 기념 메달을 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아연양은 아버지 박찬연씨(39)와 어머니 김선희씨(37), 언니 해인양(8)과 5km 달리기 코스에 도전해 50여 분만에 골인 지점에 들어서며 생애 첫 마라톤 도전에 완주 기록을 세웠다.

 

박양은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 전 부모님과 함께 준비운동을 하고 수원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운 출전선수와 각 팀의 응원 풍경을 신기한 듯 바라봤다.

 

수 많은 어른 참가자들과 함께 출발선에 섰을 때에는 고사리 손을 흔들며 다부지면서도 발랄한 표정으로 응원단의 귀여움과 관심을 독차지하는 모습이었다.

 

또 아빠의 손을 잡고 골인 지점에 들어설 때에는 한껏 상기된 표정이었지만 이내 인터뷰에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뛰었다”며 자랑스럽게 자신의 완주기념 메달을 높이 치켜들었다.

 

아버지 박찬연씨는 “지난해에는 아연이가 유모차에 탄 채 마라톤에 참가했는데 이번에는 당당하게 번호표를 받고 뛰었다”라며 “힘들어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나보다 더 잘 뛰어서 뿌듯하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별취재반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