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황해경제청 포승지구 포기 향남지구도 ‘살얼음’

지구지정 3년 넘도록 사업자 선정도 못해

빚내 대체부지 마련 업체들 불안감 확산

LH(토지주택공사)가 황해경제자유구역 포승지구 사업을 포기하면서 사업자조차 선정하지 못한 향남지구 내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향남지구는 지구지정 된 지 3년이 지나도록 사업자 조차 선정하지 못한 채 답보상태에 놓이면서 공장 증축, 신설 등 개발행위는 물론 매매 등도 제한됐기 때문이다.

 

21일 황해경제자유구역 향남지구 내 기업과 화성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지난 2008년 5월 황해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향남지구(531만㎡)는 지구지정 3년이 지나도록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하면서 지구 내 160여개 기업들이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장기간 사업이 답보상태에 놓이면서 이미 은행대출 등을 통해 이주 대체부지를 매입한 업체 등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향남지구 내 기계부품업체 Y사는 향남지구가 지정되자 대체부지를 은행 대출로 자금을 마련해 수원 고색산업단지를 분양받았다.

 

Y사는 향남지구 내 부지가 수용돼 받을 보상금으로 대출금을 갚을 계획이었지만 사업자조차 선정하지 못하면서 한달 금융비용만 500만~600만원을 내는 상황이다.

 

Y사 대표는 “향남지구가 바로 개발될 줄 알고 빚을 내 대체부지를 마련했다”며 “사업이 이렇게 진척이 없다면 차라리 지구지정을 풀어주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압축공기 제습기기를 생산하는 H사는 당장 공장을 증설하거나 이전해야 할 상황이지만 향남지구 지정이 발목을 잡았다.

 

지구내 공장을 팔고 이전하고 싶어도 황해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당장 공장을 팔 수 없기 때문이다.

 

H사 관계자는 “향남지구 내 업체들이 LH가 포승지구 사업을 포기하는 것을 보고 더 불안해 하고 있다”며 “향남지구는 사업자도 선정하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또 다른 H사는 황해경제자유구역을 추진한 경기도 등을 비난했다.

 

H사 관계자는 “경기도가 황해경제자유구역을 조성한다면서 되레 경기도 업체를 고사시키고 있다”며 “경기도 등 관에서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핑계만 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화성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경기도나 황해경제자유구역청에서 포승지구보다 향남지구가 사업성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미 업체들의 불신이 깊어진 상황”이라며 “ 도나 황해청 등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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