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승
버스비 900원
버스 타서 죄송하다고
百拜謝罪하며 내는 돈
화장실 100원
오줌 눠서 미안하다고
百拜謝罪하며 내는 돈
(중략)
돼지고기 한 斤 8,000원
처먹어서 죄송하다고
百拜謝罪하며 내는 돈
서러움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죽을 수 있는 것이다
恨이 있기 때문에
含笑入地할 수
있는 것이다
詩가 있는 아침
‘무소유보다 더 찬란한 극빈’에 빛나는 천하의 가난뱅이 김영승 시인은 무엇을 하든 먼저 돈부터 지불해야 하는 이 이상한 나라의 숫자놀이를 ‘백배사죄’의 댓가로 뒤집어 놓는다. 언젠가 들은 얘긴데, 돈을 맷돌처럼 무겁게 만들면, 라면 한 개 사는데 맷돌 두 짝을 들고 가거나 굴리고 가야 한다면, 길바닥에는 내다버린 뒹구는 돈으로 가득찰 것이다. 부자들은 밤마다 돈을 덤프트럭에 싣고 가난한 사람들의 마당에 몰래 갖다 버리고 도망갈 것이다. (이덕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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