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 방치땐 사망할 수도

직장인 송기상씨(35·수원 장안구)는 두달여 전부터 대낮에 시도때도 없이 피곤하고 졸음이 쏟아졌지만 단순한 춘곤증으로 여겼다. 그러던 중 최근 차를 몰다가 조는 바람에 가벼운 교통사고까지 냈다. “생활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졸음이 오는 것은 병”이라는 말을 들은 송씨는 병원을 찾아갔다가 ‘수면무호흡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송씨처럼 운전중 졸음으로 인한 교통사고뿐 아니라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우주선 챌린저호 폭발, 유조선 액손 발데즈호의 기름 유출 사고 등 초대형 사고들의 원인도 주간 졸음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 낮에 이유없이 졸리면 수면무호흡증 의심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숨을 쉬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수면무호흡증 때문에 자는 동안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뇌는 깊은 수면에서 저절로 깨어나 ‘수면 중 각성’ 상태가 된다. 신체는 잠을 자지만 뇌는 깨어 있는 것. 하지만 본인은 푹 잤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낮에 졸음이 쏟아지는 원인이 수면무호흡증이라고 알아채기 힘들다.

 

수면무호흡의 원인에는 크게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있는 중추성 수면무호흡과 폐쇄성 수면무호흡으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이 원인이다. 폐쇄성 무호흡 환자는 일반적으로 비만하거나 목젖, 입천장, 혀, 편도 등이 비대하고 좁아서 수면 중에 기도를 막아서 발생한다.

 

수면무호흡은 수면 시 숨을 쉬지 못하기 때문에 피 속에 산소가 부족해 수면 중에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자꾸 잠을 깨는 수면 중 각성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졸림, 피로함, 두통, 집중력과 능률저하 등이 유발되어 사회, 경제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 수면무호흡증 방치하면 사망할 수도

 

수면무호흡증의 중요한 합병증으로는 고혈압, 부정맥, 허혈성 심장 질환, 뇌졸중 등이 있다. 이외에도 심정지에 의한 돌연사도 발생할 수 있는데 그 기전은 수면무호흡이 고혈압, 관상동맥 질환, 심부전 등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서 사망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낮에 이유없이 졸릴땐 수면무호흡증 일단 의심

 

고협압·뇌졸중 등 합병증 유발, 비만이 큰 원인

 

술·담배 자제하고… 반드시 전문의 진료 받아야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면 혈압이 떨어지고 심혈관계 질환을 줄인다는 증거들이 있다. 수면무호흡이 없는 사람에서 급성 심정지에 의한 돌연사가 주로 생기는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전 11시까지인데 비해,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에서는 주로 밤 10시부터 아침 6시에 주로 발생하는 특징을 보인다. 또한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은 낮 동안에 피로나 졸림으로 인해 교통사고 등이 발생할 확률도 높다.

 

■ 살 뺀다고 완치되지 않아

 

수면무호흡증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수면무호흡증의 큰 원인 중 하나가 비만이다. 뚱뚱하면 잠잘 때 기도가 압박돼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기 때문이다.

 

치료는 체중 감소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 약물요법, 지속성 비강기도 양압술과 구강 내 장치 등의 비수술적인 방법과 함께 비강수술, 인두부 수술, 설부 축소 수술, 두경부 골격 수술, 기관절개술 등의 수술적인 방법이 있다. 치료법은 환자의 연령, 임상검사 소견과 직업 등의 사회적 여건들을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김현준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흔히 살을 빼면 수면무호흡증이 사라질 것이라고 오해하고 치료받지 않지만 일단 수면무호흡증에 걸리면 살을 빼도 병은 완치되지 않는다”며 “반드시 병원에서 치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술·담배 금물, 옆으로 누워 자는 것도 도움

 

예방법은 근육의 장력과 체중감소를 위한 규칙적인 운동이다. 또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도 효과가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불독 계통의 개를 제외한 대부분의 동물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진 특징이다. 동물들은 주로 엎드려 옆으로 누워 자기 때문에 코를 골지 않는다. 사람의 경우도 바로 눕기보다는 옆으로 누워서 수면을 취할 경우, 인후부의 구조물들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공기 통로를 막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술과 담배를 자제하고 수면제·진정제·항히스타민제같은 약물은 수면 무호흡증을 악화시키므로 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밖에 밤을 새거나, 늦잠을 자지말고 항상 일정한 수면시간을 유지하도록 하며, 잠자기 전 과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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