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에 젖이 봉곳?…‘성조숙증’ 의심 치료를

성조숙증 아동들이 크게 늘어가고 있다. 성조숙증은 사춘기와 함께 나타나는 신체변화가 예상보다 빨리 찾아오는 것으로, 비만 등 특정 질환에 의한 경우가 많아 부모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6~2010년) 국내 성조숙증으로 진료를 받은 아동은 2006년 6천400명에서 2010년 2만8천명으로 무려 4.4배, 연평균 증가율은 44.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성조숙증 의심 증상

 

성조숙증은 아이의 사춘기가 너무 빨리 시작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여아에서 만 8세 이전에 유방발달이 시작된 경우, 남아에게서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경우를 성조숙증으로 의심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부모가 생각해야 할 것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아동자신의 신체가 친구들과 다르기 때문에 사회에서 받는 상처다. 둘째는 뼈의 성장판이 일찍 닫히기 때문에 나중에 성인으로서의 키가 작다는 것이다.

 

질병의 과정에서 초기에는 다른 아동에 비해 키도 더 크고 체중도 더 나가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반수 가량이 성인 신장으로 약 150cm에도 미치지 못한다.

 

■ 원인따라 진성과 가성으로 구분돼

 

조기 사춘기의 대부분이 진성 조기 사춘기로 대다수는 원인을 알지 못하지만, 30% 가량은 중추신경계의 질병에 이차적으로 발생한다. 진성(True)이라 함은 여성의 몸에서 성선을 자극시키는 축이 성숙되어 일어날 때를 말하며, 실제로 배란이 일어나고 임신도 가능할 수 있다. 가성(Pseudo)은 대개 난소나 부신의 질병과 관련되어 발생한다. 이때 2차 성징은 유전학적으로 외형에 맞는 쪽으로 여자가 여성답게 되기도 하지만, 이와 반대로 남성화되는 방향으로도 발달되기도 한다.

 

진성 조기 사춘기는 빠르면 만 3~4세에 나타나기도 한다. 원인으로 중추신경계의 뇌종양, 뇌의 선천성 기형, 수두증, 뇌염, 결핵성 뇌막염, 갑상선 저하증이 있으며, 기질적인 결함이 없는 원인불명의 경우도 많다. 뇌종양이 원인인 경우 두통이 심하거나 시야가 좁아지고, 시력이 급속히 나빠질 수 있다. 가성 조기 사춘기는 여아의 경우 에스트로겐을 분비하는 난소의 종양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난소물혹, 선천성 부신 과형성, 부신종양 등이 나타난다. 남아의 경우 선천성 부신 과형성, 부신종양, 융모성 성선자극호르몬 분비 종양 등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여아가 호르몬이 함유된 크림을 사용하거나, 경구용 피임약을 사고로 복용한 경우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 조기진단 통해 정확히 감별해야

 

성조숙증의 증상은 성호르몬 분비증가에 의한 사춘기의 신체적 변화로 나타난다. 여아의 경우 유방이 발달하기 시작하고 사춘기가 많이 진행되면 월경이 시작된다. 남아의 경우 고환이 커진 후 음경이 커지고 색깔도 짙어지며, 목소리가 굵어지고 수염이 자라나기 시작한다. 이처럼 사춘기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 몇 가지 검사를 통해 성조숙증의 여부와 종류를 진단할 수 있다.

 

여아, 유방 발달·남아, 변성기 등

 

또래보다 빠른 성장땐 진단 필요

 

진성 의심땐 MRI 검사 시행

 

진단 빠를수록 약물사용 효과

 

사춘기의 발달이 약간 빠르다고 해서 모두가 성조숙증 진단을 받는 것은 아니다. 사춘기가 빨리 왔지만 그것이 정상범위 내에 있는 것인지, 정상범위를 벗어난 것인지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격 성장이 또래에 비해 매우 빠르거나, 뼈 나이(골 연령)가 자기 나이보다 1년 이상 앞서 있는 경우,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진단은 자세히 병력을 이야기하고 신체검사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성장 속도의 변화, 성조숙증의 가족력, 출산력, 과거 병력, 성 호르몬 노출 여부 등을 자세히 파악해야 한다. 아이의 키와 정확한 성적인 성숙도, 성선자극 호르몬검사, 중추신경계의 사진, 복부 초음파 검사를 시행할 수 있고, 뼈의 성숙도를 측정하기 위해 손과 손목의 방사선 촬영은 6개월마다 반복해야 한다. 시상하부나 뇌하수체 이상에 의한 진성 성조숙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필요하다. 난소 물혹 또는 종양, 고환 종양 등에 의한 가성 성조숙증이 의심되면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여 원인을 감별한다.

 

■ 사춘기 억제제 약물치료 받아야

 

처치는 조기 사춘기의 원인과 범위, 그리고 진행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종양의 수술적 치료가 아니라면 대개는 약물로 치료한다. 진성인 경우 약물사용은 진단이 된 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약제는 평균사춘기의 연령까지 성선(난소)이 자극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난소의 배란을 억제하고, 키가 급성장되는 속도를 늦춤으로 보다 큰 키에 도달하게 된다. 대개는 치료 1주일에 성선 자극호르몬이, 2주일에 성호르몬이 저하되고, 2차 성장은 점차 소실된다.

 

사춘기 억제제는 4주에 한번 근육주사로 투여한다. 월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골 연령 검사를 통해 손실된 예측키가 회복됐으면 종료를 하게 되는데, 보통 여아의 경우 만11세, 남아의 경우 만12세가 넘으면 중지한다. 부작용은 주사 부위의 국소 통증, 발진 등이 간혹 발생할 수 있는데 투여를 중단하면 증상이 사라지면서 정상적으로 사춘기가 발달한다.

 

도움말=김세홍 성빈센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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