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기지 토양오염 포착되면 즉각 발굴"

정부조사단, 옛 '캠프 머서' 기지 현장조사

고엽제 매립 의혹이 제기된 부천시 오정동 옛 주한미군 '캠프 머서' 기지에 대해 25일 정부실사단이 현장조사를 벌였다.

 

국방부와 육군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현장조사단은 이날 오전 10시쯤 부대에 도착해 화학물질 매립 추정지역을 둘러봤다.

 

이날 현장 조사는 군 관계자들이 부천이 지역구인 민주당 김상희 의원에게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화학물질 매립 추정지역은 현재 수도군단 공병부대 정문에서 직선으로 200여미터 앞 우측방향 첫번째 언덕으로 현재는 장병들의 빨래방으로 쓰이는 낡은 건물 등이 들어서 있다.

 

군 관계자는 "현재 군에서도 인터넷에 올라온 내용 외에 파악하고 있는 것이 없어 단지 (매립 추정지역이) 이쯤으로 추정할 뿐"이라면서 "미군 측에서 옛부대 도면을 협조받아야 조사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김 의원에게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매립 추정 지역이) 위병소 정문에서 들어와 둔덕이라고 해서 이 쯤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서 공사한 적이 있느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한번도 없다"고 답했다.

 

이날 현장 조사는 오전 10시 50분부터 15분간 진행됐다.

 

실사단은 앞으로 미 44공병대대가 주둔했던 당시 부대 배치도와 1993년 우리 공병대대가 주둔한 이후 부지 이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실사단은 부사관과 군무원 등 장기근무자들을 상대로 화학물질 매립과 관련한 구술 조사도 실시해 사실 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다.

 

정부는 조사를 통해 기지에 화학물질이 매립된 정황이 포착되면 캠프 캐럴 기지의 경우처럼 신속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조사를 통해 기지내 토양의심 정황이 포착되면 즉각 물리적인 탐사 등 발굴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학물질 매립 의혹이 일고 있는 부천시 오정동 캠프 머서 기지는 지난 1992년까지 주한미군 기지로 운영됐고 93년 7월 우리측에 반환돼 같은해 10월부터 수도군단 공병부대가 주둔해 오고 있다.

 

앞서 퇴역 주한미군들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1964년 미군이 화학물질 창고를 캠프 캐럴 기지로 이전하면서 캠프 머서 기지내에 화학물질을 매립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파문이 일고 있다.

 

군은 그동안 캠프 머서 부지에 대해 외관상 오염을 일으킬 만한 시설이 없어 오염조사를 하지 않았고 2003년 이전에 반환된 100여개 부대형태의 부지에 대한 오염 조사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현재까지 반환된 모든 미군기지에 대해 현장조사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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