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2사단 주둔 경기북부 ‘고엽제 매립’ 비상

“美2사단, 1977년~1978년 부대내 다이옥신 폐기 명령”

퇴역 미군 증언 잇따라… “고엽제도 살포” 주민들 불안감

 

경북 칠곡 왜관과 부천의 미군 기지에 고엽제로 쓰이는 독성물질을 묻었다는 의혹에 이어 주한 미2사단이 주둔한 경기북부지역의 기지에도 제초제가 매립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기북부지역 시·군은 물론 기지주변 주민들이 크게 당혹해 하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에 앞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25일 퇴역 주한미군 인터넷 사이트인 ‘한국전 프로젝트’(Korean War Project)에 따르면 칠곡 미군기지에 매립했던 시기인 지난 1977년부터 1978년까지 미육군 2사단 사령부에서 복무한 래리 앤더슨 씨는 “2사단 전체 창고에 저장돼 남아있는 모든 다이옥신을 없애라는 명령이 내려졌다”며 “우리 부대만이 아니라 전 부대에 내려진 일제 명령이었다”고 밝혔다.

 

미 2사단은 임진강 북쪽과 판문점 남쪽의 서부전선을 방어하는 부대로 파주, 연천, 문산, 동두천, 의정부, 포천 등 경기도 일대에 기지가 분산 배치돼 있으며 상당수의 부대가 평택으로 이전될 예정이며 지자체마다 이전 이후의 활용계획을 세우고 있다.

 

의무병으로 1968년에도 의정부 미군기지 캠프 스탠리에 복무했다는 앤더슨 씨는“미국 정부가 한국의 여러 지역에 걸쳐 고엽제를 살포됐음에도 이를 계속 부인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캠프 스탠리에 복무를 하면서 캠프 머서(부천시 오정동에 있었던 옛 미군기지)에도 파견 근무를 하면서 부대원들의 건강을 챙기는 일을 했으며 1968년 봄부터 여름까지 캠프 내 화장실, 막사, 식당 등 모든 건물 주변에 고엽제를 뿌렸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무장지대(DMZ)와 정확히 장소를 알 수 없는 여러 곳에서 부대와 함께 고엽제를 살포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전 주한미군 병사의 증언으로 미2사단 소속 부대가 주둔하고 있던 파주와 의정부 등의 주민들이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최근 의정부시가 조사한 미군부대 주변 토양오염이 기준치를 크게 초과하면서 이전 미군기지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처리비용에 대한 대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두천 미군기지 인근 주민 K씨는 “미군기지는 한국이 접근할 수 없는 지역으로서 오래전부터 부대 오염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증언이 나오면서 불안감이 커진다”고 말했다.

 

한편 녹색연합은 이날 1971년 비무장지대(DMZ) 고엽제 살포에 민간인이 동원됐으며 당시에 사용하고 남은 고엽제(모뉴런) 사진을 공개했다.  김동식기자 ds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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