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청객 식중독, 냉장음식도 안심못해

여름철이 다가오며 식중독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최근 도내 5개 학교에서 300여명의 학생들이 집단으로 식중독에 걸리는 등 갑작스럽게 더워진 날씨에 음식물이 쉽게 상하면서 세심한 건강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고동희 교수의 도움말로 여름철 식중독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 더운 날씨가 식중독 균 번식 돕는다

 

식중독 사고는 기온이 상승하기 시작하는 5월부터 9월 사이에 80% 이상이 발생한다. 특히 요즘처럼 생체리듬이 더운 날씨에 미처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급격하게 기온이 상승할 때 많이 발생하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신선한 아침에는 괜찮았던 음식도 갑자기 더워진 날씨로 인해 낮 동안 상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식중독은 세균이나 이들 세균이 만든 독을 함유한 음식을 먹은 후 발생하는 복통, 설사, 구토, 피부 두드러기, 감염증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보통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등 4가지 균에 의해 유발된다.

 

■ 고열과 복통, 설사 동반 시 식중독 의심

 

흔히 여행을 가면 물을 갈아먹을 수밖에 없는데, 이 때의 배탈과 설사는 병원성 대장균이 원인이다. 대장균은 말 그대로 대장에 사는 균이다. 따라서 화장실을 다녀 온 후에는 깨끗이 손 씻기를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손에 균이 묻어서 다른 곳으로 퍼지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동희 교수는 “대장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으면 12∼24시간 후에 식중독으로 복통과 설사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5월~9월 80% 이상 발생

 

깨끗한 손씻기 예방 원칙

 

고열·복통·설사 동반 땐

 

반드시 입원 치료 받아야

 

요리하는 사람 손에 염증이나 부스럼이 있을 때도 문제가 된다. 그 상처로부터 황색포도상구균이 나와 음식물을 오염시켜 식중독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 경우 음식 섭취 후 1∼3시간이면 심한 구토와 복통, 설사를 겪게 된다.

 

또 장염살모넬라균은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세균과 같은 종류의 병원체로, 육류나 계란, 우유, 버터 등에서 잘 자란다. 이들 음식을 섭취 후 8∼48시간 내에 고열과 함께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십중팔구 살모넬라균에 의한 장염(식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반면 조개, 굴, 낙지, 생선 등 어패류나 생선을 날로 먹고 난 후에 식중독이 생겼다면 장염비브리오균 감염이 원인이다. 이 때는 보통 10∼24시간 경과 후 복통, 구토, 심한 설사 증상을 보이게 된다. 같은 종류 세균 중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라는 균은 패혈증을 일으켜 생명을 앗아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식중독은 심하지 않다면 따뜻한 꿀물, 설탕물, 이온음료 등 수분섭취를 충분히 하고 안정을 취하면 2∼3일 내 회복된다. 그러나 고열이 나거나 복통과 설사가 심한 증상이 이틀 이상 지속되고 탈수 증상이 생기면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 하루 이상 보관 냉장 음식도 안심 못한다

 

여름철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수시로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와 함께 가급적 충분히 익힌 음식물을 먹어야 한다. 냉장고 속에서도 균이 자랄 수 있기 때문에 냉장 보관된 음식이라고 안심해선 안된다. 차게 먹어야 하는 음식도 끓인 후에 식혀 먹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채소나 과일 같이 끓이지 않고 먹는 음식들은 흐르는 물에 씻어서 먹도록 한다. 물론 이때의 물은 오염되지 않은 물 즉, 수돗물이 제일 안전하다. 냉장·냉동해야 하는 음식물은 바깥 온도에 10분 이상 방치하지 않는 게 좋고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도 하루 이상 넘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음식을 만들 때 생선이나 고기를 자르고 다듬은 칼과 도마는 반드시 흐르는 물에 씻은 후에 다른 음식물을 다뤄야 한다. 행주는 매일 깨끗이 씻고 바짝 말려서 사용해야 하므로 여름철 주방에는 여러 개의 행주를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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