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장이 최고의 안전지대

올여름 모기가 예사롭지 않다. 구제역으로 인해 생존환경에 큰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수백만 마리의 소·돼지가 살처분되면서 흡혈 대상이 대거 줄은 데다 본능적으로 종족번식을 위해 다른 공격 대상을 찾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올해는 모기들이 예년보다 더 극성스럽게 사람에게 덤벼들 가능성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위성헌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모기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 모기는 아기를 좋아한다?

 

모기는 이산화탄소나 대사과정에서 나오는 아미노산, 젖산 등을 통해 흡혈 대상을 찾아낸다.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 발냄새가 심한 사람, 향수나 로션을 바른 사람 등을 더 쉽게 찾아낸다는 것. 아기가 모기에 잘 물리는 것도 대사작용이 활발해 젖산 등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모기가 탐지하기 쉽기 때문이다.

 

■ 집을 방충 요새로

 

방충망만 제대로 설치해도 모기 퇴치는 절반 이상 성공한 셈. 모기는 해 질 녘부터 ‘식사’를 시작하기 때문에 그때부터는 현관문이나 창문을 닫는 게 좋다. 현관에 방충망을 설치하면 도움이 된다. 다만, 방충망이나 창틀에 다른 구멍은 없는지 가끔 살펴봐야 한다. 모기는 흡혈 대상이 감지되면 끊임없이 기어다니며 틈새를 찾기 때문이다. 사람이 찾지 못하는 작은 구멍도 모기는 찾아낸다.

 

■ 모기장이 최고

 

모기장 만큼 확실한 안전지대는 없다. 아기나 알레르기성 질환을 앓고 있는 유아 또는 어린이의 경우 모기에 물리면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모기장 안에서 재우는 것이 좋다.

 

방충망만 제대로 설치해도 절반 성공

 

배수구는 천으로 감싸고 몸은 청결히

 

모기에 물렸을땐 깨끗히 씻는게 좋아

 

■ 고층아파트 안심 금물

 

모기도 높이 날 수 있다. 여름철 지열이 높아지면서 생기는 상승기류나 바람을 타고 모기가 높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 배수구가 수상하다

 

모기는 배수구를 통해 기어올라온다. 망사나 거즈처럼 모기가 빠져나오지 못하는 천으로 배수구를 감싸 놓는 게 좋다. 비닐에 물을 담아 배수구 위에 놓아두면 큰 도움이 된다.

 

■ 모기 속이기

 

모기를 잡자니 찾을 수가 없고, 모기향이나 스프레이를 뿌리기는 싫은 사람들은 일시적으로 모기를 속이는 방법이 있다.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다과를 먹거나 텔레비전을 보다 한꺼번에 모두 자기 방으로 들어가 문을 꼭 닫고 자면 된다. 이때 모기는 사람을 찾아 거실로 모두 모여들었다가 방문만 쳐다보는 꼴이 된다.

 

■ 어둑해지면 외출 자제

 

점심을 즐기는 모기도 있지만 대부분의 모기는 만찬을 좋아한다. 모기의 ‘식사시간’은 빛의 밝기에 따라 결정되는데 여름철의 경우 조도가 50룩스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할 때인 저녁 7시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저녁 시간에는 가급적 바깥 활동을 삼가는 게 좋다.

 

■ 몸을 청결히 하자

 

모기는 숨을 쉴 때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대사과정에서 나오는 젖산, 아미노산 등을 통해 ‘먹이’의 위치를 파악한다. 숨을 쉬지 않을 수는 없지만 샤워나 손발 세수 등을 통해 땀을 씻어내면 모기에 덜 물린다. 모기는 화학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샤워 뒤 로션이나 향수를 바르는 것은 좋지 않다.

 

■ 옷은 밝은 색으로

 

모기는 색을 구별하지 못한다. 다만, 보호색을 찾아가는 본능 때문에 검은색이나 군청색 같은 어두운 색을 좋아한다. 그러므로 나들이 할 때는 밝은 색 옷을 입는 게 좋다. 옷과 피부 사이에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품이 넓은 옷이나 긴 소매 옷, 토시, 장화, 모자, 망사두건 등을 착용하면 모기에 물릴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 모기에 물렸을 땐

 

모기에 물렸을 때 가려운 것은 모기가 피를 빨 때 분비하는 침 때문이다. 모기 침에는 피를 빨 때 들키지 않도록 하는 마취 성분과 혈액 응고를 방지하는 성분이 있어 물린 뒤 조금 지나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면서 가렵게 된다. 모기에 물렸을 때 침을 바르면 덜 가렵긴 하지만 침 속에 있는 균에 의해 상처 부위의 2차 감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좋지 않다. 물로 깨끗이 씻는 게 바람직하다.

 

모기 알레르기

 

모기에 물린 자리가 크게 붓거나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구토에 호흡곤란까지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아토피, 천식, 비염 등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어린이 가운데 그런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과민반응의 일종이다. 저절로 가라앉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이 심할 경우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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