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임대료·대출이자 부담… 보금자리주택 입주 포기 잇따라
아파트 가격 하락 여파가 공공임대 분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2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께 분양한 수원 호매실지구 보금자리주택지구(공공임대)내 청약률이 92%(2천167세대)에 달했으나 이중 10%(211세대) 가량이 입주를 포기했다.
서민주택 공급을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높은 임대료와 대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까닭에 당첨됐다 하더라도 이를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10년 후 분양전환이라 하더라도 단독주택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상태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 수원호매실지구 B-6BL 전용면적 84.8㎡ 청약을 했던 A씨(30)는 당첨이 됐지만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입주를 포기했다.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계약을 했다가 추후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손해라고 보고 당분간 가격 추이를 관망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임대료 산정을 위해 매겨진 아파트의 가격 2억2천여만원과 10년 임대료 5천160만원을 합하면 2억7천여만원으로 비싼 임대료를 내고 살기에는 10년후 형성될 가격 여부가 불투명한 것이다.
B-7BL 지역에 같은 평형대를 분양받은 B씨(35)도 입주를 포기했다. 입주 보증금 8천5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금리 4%)을 받을 경우 대출금 이자 23만원(원금미포함)과 월 43만원의 임대료를 합해 매달 66만원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달 170여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는 B씨로서는 “서민을 위한 아파트라고 하지만 실제 서민이 들어가기에는 임대료가 너무 높게 책정돼 만약 입주를 하면 임대료와 대출 이자에 제대로 먹고살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높은 임대료와 전세대출 이자 부담감으로 청약 당첨자들의 입주 포기가 이어지자 상당수 입주예정자들도 계약 체결여부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LH관계자는 “현재의 임대료가 동평형대의 다른 아파트보다 임대료가 많이 싼 것은 아니지만 10년후 아파트 가격이 많이 내려가면 오히려 입주자들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dharma@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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