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땐 통풍 잘되게 슬리퍼·운동화 장화·부츠·하이힐·스타킹 등 금물 증상 좋아져도… 연고제는 2주 이상
예년보다 긴 장마에 직장인 김준수씨(35ㆍ수원 권선구·가명)는 요즘 고역을 치르고 있다. 평소 앓고 있는 발 무좀증상이 심해져 가려움증을 참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무데서나 양말을 벗고 긁어댈 수는 없고 발 냄새가 심해져 신발을 벗는 것조차도 꺼리게 된다. 장마와 함께 후텁지근한 여름, 악화될 수 있는 질환중의 하나로 전문가들은 무좀을 꼽는다. 무좀에 대한 증상 및 치료법을 알아봤다.
■ 우리나라 여름철 기후, 무좀에 최적
무좀은 곰팡이(진균)의 감염이 원인이 돼서 발생하는 피부질환으로 특히 발에 감염된 진균증을 일컫는다. 무좀을 일으키는 곰팡이는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여름철 기후는 평균적으로 습도 75% 이상에 기온은 25도 정도로 무좀 곰팡이균이 딱 좋아하는 환경이다.
무좀의 증세는 가려움증을 동반한 뚜렷한 붉은 색의 반점이 발가락 사이에 나타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각질로 덮힌 경계가 뚜렷한 이 반점은 조금씩 발가락 사이에 퍼지다가 껍질이 벗겨지고, 발가락 전체를 짓무르게 하거나 발바닥 곳곳에 두꺼운 각질을 만든다. 더 심한 경우 고약한 발 냄새를 유발하기도 한다.
김경문 성빈센트병원 피부과 교수는 “무좀은 피부진균증의 일종으로 피부사상균에 의해 발생하는데 장마철 고온 다습한 신발 속은 피부사상균 번식의 최적의 장소”라며 “무좀균이 각질을 분해해 영양소를 얻으면서 ‘이소발레릭산’이라는 악취를 동반한 물질을 생성해 발 냄새 또한 심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 최근 여성 무좀 환자 증가, 하이힐에 스타킹 피해야
무좀의 원인은 습기와 통풍장애, 혈액순환장애 등이다. 바람이 잘 통하지 않고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 곰팡이균이 번식하기 쉽고, 혈액의 순환이 잘 안되면서 감염에 취약해지는 탓이다. 하지만 기존에 무좀 곰팡이균을 가진 사람이나 동물에게서 떨어져 나온 각질을 통해 옮겨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무좀을 예방하려면 발을 곰팡이균이 싫어하는 환경으로 만들어줘야 한다. 따라서 발을 잘 씻고 말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샤워나 목욕 때 항균비누를 사용해 발을 꼼꼼히 씻어주고, 깨끗한 수건으로 발가락 사이 물기를 잘 닦고 말려준다. 발가락 사이에 휴지를 끼워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고 베이비파우더를 발가락 사이에 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평소 집 안에서는 가급적 맨발로 지내고, 외출 때에는 슬리퍼나 운동화를 신어 통풍이 잘 되게 한다. 장화나 부츠, 하이힐에 스타킹 차림은 여름철 특히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발에 땀이 많이 난다면 양말을 자주 갈아신고, 무좀이 있는 사람이나 동물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피한다.
■ 증상 좋아져도 2주 이상은 연고제 계속 발라줘야
무좀이 발생했다면 연고제나 크림, 액상제재를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히 완치될 수 있다. 하지만 발 이외에 손톱이나 발톱에도 무좀이 옮겨갔다면 추가로 무좀약(항진균제)을 처방받아 일정기간 꾸준히 복약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무좀은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대개 연고제 등을 발라주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환자 스스로 판단해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잠시 좋아졌다가도 피부 속에 남아있던 무좀균은 다시 번식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사라진 뒤 적어도 2주 이상은 연고제를 지속적으로 바르는 것이 좋다. 또 무좀약을 먹어야 한다면 짧게는 6주, 길게는 6개월 이상 복용해야 완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이밖에 발에 마늘을 바르거나 식초에 담그는 것이 무좀 치료에 효과가 있는 민간요법이라며 이를 따라하는 경우도 있는데 효과는 보장할 수 없다. 오히려 피부에 화상을 입거나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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