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급증’ 주택경매 ‘봇물’

수도권 6월 한달 8천490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가계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경매로 나오는 주택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18일 도내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달 동안 수도권 지역의 전체 부동산 법원경매 진행건수는 8천490건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인 지난해 10월 기록(8천156건)을 갈아 치웠다.

 

특히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은 6월 한달 동안 4천171건이 입찰돼 2006년 11월의 5천132건 이후 23개월여 만에 가장 많은 물건이 경매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지난달 수도권 전체 경매입찰 부동산 중 절반 정도가 주택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주택 경매 물량이 급증하는 것에 대해 도내 경매업계는 경기불황, 금리 인상 등으로 가계 부채를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난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경매로 넘어온 주택이 낙찰되지 않고 쌓이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의 조사결과 지난 1분기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89조9천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9% 증가했다.

 

특히 신규취급액을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주택 구입 이외의 용도로 사용한 가계의 비율은 지난 3월 기준 전체 대출자의 42%로 집계됐다.

 

수원의 A 경매업체 관계자는 “경매시장 물건이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러나 경매시장에서도 소형 주택 외에 중대형 주택 등 고가 물건은 유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지방 중소도시 지역에서 아파트단지 전체가 경매로 나오는 이른바 ‘통경매’도 경기지역에 등장했다.

 

용인 기흥구 성원상떼레이크뷰의 경우 연초 345가구 전체가 경매에 나온 뒤 수차례 유찰돼 여전히 낙찰자를 찾지 못한 채 경매시장에 머물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경매입찰 건수 증가는 새로운 물건 못지않게 기존 경매물건들이 낙찰자를 찾지 못해 계속 쌓여 있는 것도 원인”이라며 “주택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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