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졌을땐 뒤에서 접근·화상은 10분이상 냉각 비상약 꼭 챙기고 장시간 운전땐 시간마다 환기
불볕 더위와 함께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모처럼 기분 좋게 떠나는 피서에서 뭐니뭐니해도 아무탈없이 건강하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준비할 것도, 주의해야 할 것도 늘어난다. 물놀이 안전교육은 물론, 천방지축 아이가 손에 베일까 화상을 입지는 않을까 다양한 응급상황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휴가지에서의 아이들 안전사고는 부모의 책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장시간 운전해야 한다면, 잠깐~
출발전, 마음은 벌써 여행지로 떠나 있더라도 챙길건 꼼꼼히 챙겨야 한다. 어린 아이를 동반해 가족과 함께 여행할 때는 응급약품을 준비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해열진통제, 지사제, 멀미약, 피부연고, 소화제, 1회용 반창고, 바르는 모기약 등의 상비약과 자외선차단제를 준비하자.
또 장시간 운전을 할 때는, 차내 온도와 외부 온도가 5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고 매 시간마다 차창을 열어 5분 정도 환기를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한낮에는 차내 온도가 40도 이상 올라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차 안에 아이들만 남겨두어서는 안되며 차안에서 에어컨을 켜 놓은 채 창문을 닫고 잠드는 일이 없어야 한다. 50분 운전하면 10분은 쉬어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 아이가 물에 빠졌다면, 뒤에서 구해라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할 때는 반드시 뒤에서 몸을 잡도록 해야한다. 또 물에서 건져낸 후에는 물을 토하게 하는 것보다 숨을 쉴 수 있도록 기도를 유지시켜 주고 호흡이 약하거나 없을 경우 구강 대 구강 인공호흡을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호흡이나 맥박이 뛰고 있으면 생명이 위태로운 것은 아니므로 편한 자세로 누인 뒤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 흔히 영화 등에서 배를 눌러 물을 토하게 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이처럼 구토를 유발시키다 자칫 음식물 등 위 내용물이 기도를 막으면 질식할 수 있다.
물에 빠진 환자가 머리를 다치지 않았는데도 의식이 없거나 혹은 팔 다리가 무기력하게 축 늘어져 있을 경우 목뼈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주로 다이빙이나 서핑 도중 발생 가능성이 많은데, 대부분은 아래쪽 목뼈 손상이다. 이런 경우 환자의 목을 최소한으로 움직이도록 주의해야 한다. 필요하면 목뼈를 고정시켜줘야 한다. 맥박과 호흡이 확인되지 않으면 즉시 인공호흡, 심장마사지를 실시한 뒤 곧바로 의료기관으로 후송해야 한다. 인공호흡을 마쳤을 때 괜찮아 보이더라도 응급실로 이송해 검사를 받도록 한다. 합병증의 위험이 있어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병원 이송 시 저체온증이 올 수 있으므로 마른 담요로 체온을 보존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 유리에 다쳐 피가 나요
산이나 바닷가에서는 날카로운 물체에 상처를 입기 쉽다. 이 경우에는 일단 상처부위의 출혈정도를 살펴보고 피의 성질을 잘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상처가 깊지 않고 피의 색이 검붉으며 출혈부위를 압박했을 때 쉽게 멎는다면 정맥출혈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선홍색 피가 박동치면서 뿜어져 나온다면 동맥손상일 우려가 있으므로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우선 환자를 누인 상태에서 가능한 한 상처부위를 높게 한다. 그런 다음에 상처부위를 잘 살펴서 상처를 낸 물체, 유리조각이나 나무조각 등을 제거하되, 상처 속에 있는 물체를 찾기 위해 상처를 후벼파는 일은 삼가야 한다. 이렇게 한 뒤 깨끗한 수건이나 헝겊을 상처부위에 대고 눌러 지혈이 되도록 단단히 묶는다. 지혈을 위해 상처부위를 고무줄 등으로 졸라 꽉 묶는 것은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좋지 않다.
■ 화상을 입었어요
야외에서 취사 도구 등을 다루다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먼저 화상의 정도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피부가 빨갛게 변하기만 하면 1도 화상, 물집이 잡히면 2도 화상, 화상부위가 하얗게 변하면서 통증을 느끼지 못하면 3도 화상이라고 할 수 있다. 1도 화상은 간단한 응급처치만하면 후유증이나 흉터를 남기지는 않지만 2도 이상의 화상이라면 먼저 화상부위에 있는 옷, 신발, 반지 등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그런 뒤에는 화상부위의 통증감소와 세척을 위해 흐르는 찬물로 10분 이상 냉각시킨다. 통증이 어느 정도 감소되면 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깨끗한 천 등으로 화상부위를 감싸 보호한다. 연고나 크림 등 외용약품을 함부로 바르지 않도록 한다. 도움말=이지숙 아주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윤철원기자 ycw@ekgib.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