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토양 등 15건 시료서 극소량… ‘오염원 규명’ 한미 합동조사 등 시급
인천 부평 미군기지(캠프 마켓) 주변 전역에서 극미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그러나 이번 조사가 지난 2009년 조사에서 오염물질이 검출됐던 지역을 재조사하는 수준에 그쳐 구체적인 오염원 규명 및 전반적인 오염실태를 규명하기에는 미흡, 추가 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인천시와 부평구, 인천보건환경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3~4일 캠프 마켓 주변 토양 6곳 12건, 지하수 3곳 3건 등 모두 15건의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토양 6곳에서 0.006~1.779pg I-TEQ/g과 지하수 1곳에서 0.008pg I-TEQ/ℓ 등이 검출됐다.
보건환경연구원은 다이옥신이 자연상태에서 형성되는 물질이 아닌만큼 이번 조사에서 통상적으로 표피층에 존재하는 다이옥신이 지하 5~7m까지 전역에 걸쳐 검출된 건 주목할만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 주변 토양이나 지하수 상태가 다이옥신으로 인한 건강 유해성을 가져올 정도로 심각하거나 당초 우려됐던 지하 고엽제 대량 매립을 입증할만한 검출량은 아니지만, 일정부분 과거에 특정 오염원으로 오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다이옥신 이외에도 지하수 조사에서 유류오염물질 가운데 TPH(석유계총탄화수소)는 전역에서 0.010~0.102mg/ℓ 검출됐다.
특히 1급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TCE)은 법적기준인 0.03mg/ℓ를 초과한 0.010~0.102mg/ℓ, 사염화에틸렌(PCE)은 법적기준 0.01mg/ℓ를 초과해 일부 지점은 0.018mg/ℓ까지 검출됐다.
TCE의 경우, 지난 2009년 조사 결과 최대 0.039mg/ℓ가 검출된 반면 해당 지점 인근에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선 3배인 0.102mg/ℓ 검출됐다.
다이옥신과 함께 관심을 끌었던 폴리염화비페닐(PCBs)를 비롯해 벤젠과 툴루엔, 에틸벤젠, 크실렌, 시안페놀 등은 이번 조사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일반적으로 다이옥신 검출 조사가 토양 표피층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이번 조사는 5~7m 심층조사가 이뤄졌을뿐 표피조사는 제외돼 실질적인 다이옥신 오염여부를 규명하기에는 적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평미군기지 맹독성 폐기물 진상조사 인천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 다이옥신이 미량이나마 검출되면서 그동안 제기됐던 고엽제 처리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극히 일부 지역만 조사하거나 조사방법에 문제가 있는 등 이번 조사의 부족했던 점을 규명하기 위해 한미 합동조사단을 꾸려 기지 내부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주변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부평구가) 하반기 실시하고 캠프 마켓 내부 조사는 국무총리실과 환경부 등에 조속한 시일 내 실시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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