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피로회복제는 아직 슈퍼에 없어요”

박카스 등 할인마트·편의점에 공급안돼… 손님들 헛걸음

약국에서만 살 수 있었던 박카스, 가스명수 등 48개 일반 의약품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돼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가 가능해진 첫날인 21일, 경기도 내 이를 판매하는 곳은 사실상 전무해 박카스 등을 사러 온 손님들은 허탕을 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의약품 구입 불편 해소를 위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정되는 액상소화제, 정장제, 외용제 중 일부 품목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의약외품 범위지정 고시 개정안’을 공포·시행했다.

 

그러나 이날 박카스 등을 판매하는 대형 할인마트나 동네 구멍가게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롯데마트나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아직까지 본사에서 명확한 지침을 받지 않아 이와 관련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또 수원시 인계동 베스트올 편의점이나 용인시 명지대 입구 패밀리마트에 빼곡하게 진열된 음료들 사이에도 박카스나 가스활명수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도내 다른 편의점들도 대부분 마찬가지 상황으로, 일부 편의점 업체들이 의약외품 전환 품목을 판매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네 슈퍼마켓들도 박카스 등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아직까지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드링크를 포함한 음료의 소매마진은 보통 30% 안팎인데, 현재 거론된 제품의 마진은 10%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수원 우만동 A슈퍼 주인 김모씨는 “약국처럼 직접 제약회사에서 물건을 공급받는다면 마진이 괜찮지만, 동네 슈퍼는 유통 경로상 다른 음료수 등의 제품보다 마진이 별로다”며 “공급업자들과 만나 보고 선택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실제 소비자들이 슈퍼마켓 등에서 의약외품 전환 품목을 사려면 최소한 다음 주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상품 등록에 따른 공급가 등에 대한 제약회사와 도매업자의 거래계약 체결, 상품 코드 등록 등 행정상 준비절차에 일주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를 공급하는 제약업체들은 생산능력의 한계, 약국과의 이해관계 등 여러 현실적 문제로 당분간 약국 외 일반 소매점에 공급하는데 어려움을 표하고 있다.

 

박카스 제조업체인 동아제약은 현재 생산규모로는 박카스를 판매하고 있는 약국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을 생산하기에도 벅차다는 입장을 밝혀, 실제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박카스를 구입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천안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박카스의 연간 최대 생산량은 3억6천만병이고 현재 약국에서 판매되는 판매량은 3억5천만병“이라며 ”현실적으로 약국 외 유통채널에 공급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명관기자 mk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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