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곳 많은데 이상소견 없다?

질병은 아니나 몸의 균형이 파괴된 상태 ‘미병’ 한약·침·뜸 등 요법으로 오장육부 불균형조정

질병으로 진단되지는 않았지만 건강하지는 않은 상태를 서양의학에서는 ‘아(亞) 건강(sub-health)’, 한의학에서는 ‘미병(未病)’이라고 한다. 즉 질병과 건강 사이의 중간 진행단계인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아건강(미병) 상태인 사람이 75% 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여기저기 아프고 몸이 불편하고 안 좋아서 혹시 큰 병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여 혈액검사, 초음파 X-레이검사 등 여러 가지 검사를 해봐도 이상을 발견할 수 없으나 다양한 자각증상 때문에 힘들고 심신이 고단한 사람이 많다.’ 미병환자들은 컨디션 저하, 피로 등의 괴로운 자각증상과 통증에 시달리면서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게 된다. 하지만 서양의학적 관점에서 아직 질병의 개념에는 크게 포함되지 않고, 여러 가지 검사상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결국 한의원을 찾아와서 답답함을 호소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미병(未病)’을 중요하게 인식해왔으며, ‘건강→질병’으로 가는 과정도 질병으로 진단하고 치료한다. 아직 질병에 이르지 않았으나 인체의 음양·기혈·오장육부의 균형이 파괴된 상태를 한의학적 치료에서는 중요한 개념으로 본 것이다.

 

한의학에서 질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 가장 위 단계를 ‘미병치지(未病治之)’라 한다. 치이병(治已病)이 아니라 치미병(治未病)을 강조한 것이다. 그리하여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는 병이 오기 전에 미리 병을 예방하는 것이 상의(上醫)요, 이미 병이 오고 난후에 치료하는 것은 중의(中醫)라고 하여 치료보다는 예방과 양생에 중점을 둔 의학인 것이다.

 

또한, 한방에서는 검사를 통해서 질병의 유무를 찾는 양방과 달리 몸의 기능과 균형을 살피는 생기능 진단을 한다. 한의학에서 미병을 진단하는 것은 환자의 증상과 환자가 가진 일반적인 특성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얻어진 ‘부조화의 유형’을 질병으로 인식한다.

 

한방진단검사는 망진, 문진, 복진, 안진, 맥진 이외에도 다양한 체열진단·경락진단 등의 한방진단검사기기를 통해 인체의 음양·기혈·오장육부의 균형과 한열·호흡·순환·대사·활력 기능과 상태를 살피고 진단한다.

 

또한 한약과 침 뜸 부항 약침 추나를 비롯한 수기요법 등의 한방진료를 통하여 기혈의 울체와 장부의 불균형을 조정해 미병 환자들의 통증을 비롯한 자각증상과 체력저하 등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의학의 생리 병리와 진단 치료의 장점은 21세기에도 국민속의 한의학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미병이라는 잘 진단되지 않는 영역인 난해하고 어려운 부분의 질환들을 한의원에서는 늘상 치료하며, 환자들의 고충을 많이 해결해 주고 있다.

 

아직은 사회적으로 미병에 대해서 홍보가 안 돼서 그 중요성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미병(未病)에 관심을 가져서 미병치료를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할 때 건강을 잘 관리하도록 했으면 한다. 문의 (031)638-0611

 

최호승 이천시한의사회장 거북이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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