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작스런 온도차로 혈액순환 이상 두통 등 동반 긴소매옷 필수·찬음식 피하고 가볍게 스트레칭
한 낮의 수온주가 30도를 넘나드는 여름,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에어컨. 편리하긴 하지만 ‘냉방병’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하루 종일 에어컨 바람 아래서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았을 냉방병. 그렇다고 에어컨을 아예 안 쓸 수 없다면, 냉방병을 예방하고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박무길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지부 원장의 도움말로 냉방병 대처법에 대해 알아봤다.
■ 갑작스런 온도 변화가 원인
우리 몸은 항상 일정한 신체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 온도조절 장치를 가지고 있다. 뇌의 시상하부에서는 외부의 온도가 높아지면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이 빨리 일어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체열을 외부로 방출시키고 땀이 나게 하고, 땀이 증발을 하면서 열을 빼앗아가게 된다. 반대로 외부의 온도가 낮아지는 겨울에는 혈관을 수축시켜 땀을 내지 않음으로써 우리 몸의 온도가 보존된다. 이런 작용으로 인하여 우리 몸의 온도는 외부의 온도 차이와 관련이 없이 항상 36.5도를 유지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외부의 온도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경우, 이런 인체의 항상성도 부조화를 일으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냉방병이다.
■ 어지럼증, 졸림 현상 등 증상
급작스럽게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이가 5도 이상 나는 환경에서 장시간 있게 될 경우 우리 몸이 외부 온도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말초혈관의 급속한 수축을 동반한 혈액순환의 이상과 자율신경계 기능의 변화 등 증상을 보인다. 뇌 혈류량의 감소로 인해 두통, 어지럼증, 졸림 현상을 보일 수 있고, 장 운동의 변화로 인해 소화불량, 복통,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근육 수축의 불균형이 일어나 근육통이 생기거나 여성의 경우 호르몬 이상으로 생리불순이 생기기도 한다. 그 외 혈류의 변화가 얼굴과 손, 발에 냉증이 생기거나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두근거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쉽게 피로감이 느껴진다.
■ 냉방병을 예방하는 생활습관
냉방병으로 고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밖에서 들어왔을 때 오싹한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실내외 온도차를 5도 안팎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에어컨이 켜진 사무실에서 일할 경우에는 피부가 수축되고 땀구멍이 닫혀 몸의 대사조절 능력이 떨어지는데, 이때는 찬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긴 소매 겉옷을 걸치는 것이 좋다. 또한 1∼2시간마다 팔다리를 펴주거나 기지개를 펴주는 등 가벼운 스트레칭을 5∼10분 정도 해주면 도움이 된다. 이는 찬 공기에 굳어진 근육을 풀어주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어 냉방병 예방은 물론 스트레스와 피로회복에도 효과적이다.
■ 차가운 음식 피하고, 가벼운 스트레칭 도움
이미 냉방병에 걸렸다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드라이어를 이용해 배나 발 등 차가워진 부분을 데우면 혈관이 확장하면서 혈액 순환으로 인한 장애가 완화된다.
주변 습도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체온을 높일 수 있는 따뜻한 물이나 차 등을 옆에 두고 수시로 마시는 것이 좋은데, 특히 계피나 생강 등으로 만든 차는 체온을 높이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근육의 긴장을 낮추는 것 역시 빠뜨릴 수 없는 비법중 하나. 유산소 운동으로 뭉친 근육을 풀고, 특정 부위의 근육이 뭉쳤을 때는 자기 전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이완시킨다. 더위 때문에 밥맛이 없다고 냉면 등의 차가운 음식을 자주 찾게 되는데, 이는 소화 기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체온을 저하시켜 몸을 더욱 상하게 하니 차가운 음식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음료수도 냉장고에서 꺼내 잠시 실온에 둔 것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
냉방병은 몸이 허약할수록 잘 걸리므로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잠자는 시간과 식사시간을 잘 지키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피로를 풀어주는 반신욕과 족욕도 일주일에 서너 번 정도 해주면 냉방병에 도움이 된다.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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