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지 대부분 ‘100㎜ 관’ 설치… 구멍 작아 추출 어려워
정부의 구제역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 제거를 위해 설치한 직경 100㎜ 유공관이 현 시점에서 제 역할을 못한다는 무용론 확산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25일 경기도와 이천시 등 일선 시·군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겨울 구제역 발생 당시 매몰지의 침출수 추출을 위해 100㎜ 이상의 유공관을 설치하도록 했고, 지자체들은 도내 2천266곳에 구제역 매몰지를 만들며 대부분 직경 100㎜의 유공관을 설치했다.
그러나 매몰 초기 침출수 추출이 원활했던 것에 비해, 5~6개월 지난 현재 직경 100㎜ 유공관으로는 침출수 추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젤처럼 굳어진 유지류 때문에 막힘 현상이 나타나거나, 유공관 내에 고여있는 침출수 양이 많지 않아 침출수를 뽑아 올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도는 지난 7월8일 팔당지역 6개 지자체와 담당자 회의에서 “기존 100㎜의 유공관으로는 침출수 추출이 어려운 매몰지가 발생하고 있다”며 “단순히 유공관 내에 있는 침출수 외에 매몰지에 남아있는 침출수를 처리하기 쉽게 넓은 직경의 유공관으로 교체를 권고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천시는 지난 5월부터 침출수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77개 매몰지에 100여개 이상의 300~800㎜의 유공관을 새로 설치해 침출수가 토양과 물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처리하고 있다.
이천시의 침출수 처리량은 지난 22일 기준으로 누적 426t으로, 도내 누적 침출수 처리량 995t 의 40%를 넘게 차지하고 있다.
28곳의 구제역 매몰지가 있는 남양주시도 매몰지 조성 이후 침출수 추출이 원활하지 않아 지난 3월 10개 매몰지에 300㎜의 유공관을 새롭게 설치해 침출수를 뽑아내고 있다.
188곳의 매몰지가 있는 여주군도 지난 3월께 유지로 인해 100㎜ 유공관이 막히는 등의 문제가 있는 62곳의 매몰지에 300㎜의 유공관을 설치해 침출수 추출이 이뤄지고 있다.
이 밖에 연천군도 지난 3월 일부 유공관을 500㎜로 교체했고, 김포시는 일부 유공관을 200㎜로 교체하는 등 지자체별로 직경이 넓은 유공관을 설치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모든 매몰지의 100㎜ 유공관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환경문제를 고려할 때 원활한 침출수 처리를 위해 매몰지별로 더 넓은 직경의 유공관 설치를 권장하고 있다”며 “이번주 지역을 돌며 상황을 파악하고, 유공관 교체 필요성이 있다면 국비 조달 등 예산 확보 문제도 검토해 대책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관기자 mk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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