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속 우편배달 중이던 20대 집배원 실종

“그렇게 착하고, 성실했는데...”

 

폭우 속에서 우편배달 중이던 20대 집배원이 맨홀에 빠져 실종됐지만 하루가 지나도록 발견되지 않고 있다.

용인우체국 소속 차선우씨(29)는 지난 27일 오후 1시5분께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금어리 부근 맨홀에 빠져 실종됐다.

 

특히 사고 발생지점은 차씨의 관할 구역이 아니었다가, 평소 성실함을 인정받은 차씨가 추가로 맡은 곳으로 근무한 지 며칠이 채 되지 않아 봉변을 당하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집배원 일을 시작한 차씨는 용인우체국에 3년째 근무하며 기흥구 쪽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처인구 쪽을 담당하던 집배원이 병가로 최근 자리를 비우자 보강업무를 맡게 되면서 이번 주 들어 지리를 익히기 시작했다.

 

사고 당시 차씨는 동료직원 남모씨(45)와 배달할 우편물을 가지러 가는 길이었으며, 많은 비로 인해 배달할 때 사용하는 오토바이를 타지 않고 도보로 이동 중이었다.

 

그러나 집중호우로 도롯가에 물이 갑자기 불어나면서 뚜껑이 열린 채 방치돼 있던 맨홀을 보지 못한 차씨가 발을 헛디뎠고, 남씨가 미처 손쓸 겨를도 없이 급류에 휩쓸렸다.

 

사고발생 직후, 경찰과 소방당국, 동료 집배원들까지 합세해 총 130여명이 사고지점을 중심으로 인근 하천 2km구간에 대해 수색작업을 벌였으며, 28일에도 수색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차씨의 비옷 바지와 신발이 발견됐을 뿐 실종 하루가 지나도록 차씨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사고 충격으로 동료직원 남씨는 인근 병원에 입원 중이며, 차씨가 근무하던 우체국도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다.

 

오정오 집배실장은 “지나치게 착실하다고 할 만큼이나 성실해 보강업무를 맡게 된 것”이라며 “장가도 못 간 젊은 직원에게 이런 불상사가 발생해 착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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