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물폭탄, 수해지역에서 건강관리 요령

손씻기만 잘해도...전염병 걱정 씻는다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하루걸러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수해지역을 중심으로 수인성 전염병, 피부병, 모기매개 감염병에 대한 우려가 높다. 질병관리본부는 수해발생지역에서는 세균성이질, 장티푸스, 장출혈성 대장균과 같은 음식물로 전파되는 수인성 감염병이 유행할 수 있다며 철저한 손씻기와 안전한 음식물 섭취를 당부했다. 또 모기 증가에 따른 말라리아, 일본뇌염을 비롯해 유행성 눈병이나 피부병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의 도움말로 수해지역에서의 건강관리 요령에 대해 알아봤다.

 

안전사고와 피부염

홍수 때 오염된 물에서 오랫동안 작업을 하면 접촉성 피부염이 발생하기 쉽다. 피부가 가렵고 따가우면서 발갛게 반점이 생기고 부풀어 오르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또 다친 피부에는 세균이 침범해 곪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물에 노출된 피부나 다친 부위는 즉시 빗물이든 수돗물이든, 흐르는 맑은 물에 깨끗이 씻어내고 소독을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작업 중에는 가급적 물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방수복이나 긴 장화를 착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수해 2~3일 후에는 ‘수인성 전염병’

수해지역에서는 집단발병 위험성이 큰 ‘수인성 전염병’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수인성 전염병은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상한 음식물을 먹어서 생기는 이질·식중독·장티푸스·콜레라처럼 열·복통·구토·몸살 증상이 함께 생기는 설사병을 말한다.

수해지역에서는 온갖 오염물질과 대소변 등이 섞인 더러운 물에 잠겨 있기 때문에 음식이나 음료수가 이런 오염된 물과 쉽게 섞일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수인성 전염병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물이나 음식을 반드시 끓여 먹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식기나 도마, 수저도 평소보다 더 철저하게 끓인 물로 소독하고 물에 젖은 음식은 함부로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식중독의 가장 흔한 원인이 되는 포도상구균의 경우 고기·우유·마요네즈 등에서 번식하기 쉽다. 따라서 평소 출출함을 달래는 간식으로 애용되는 길거리 음식이나 햄버거 등의 단순 조리음식은 당분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대형마트 등에서 이미 조리된 식품을 구매할 때도 평소보다 더 꼼꼼히 당일 조리된 식품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열이 나거나 복통·구토·설사 등 장염 증세가 생겼다면 즉시 병원에서 탈수방지를 위한 수액처방과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해 1주일 후에는 ‘호흡기 질환’

보온이 잘 안 되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 물에 젖은 몸으로 오래 지내다 보면 체온변화가 심해지면서 감기나 폐렴 같은 호흡기 질병이 생기기 쉽다. 저녁 이후에는 가급적 보온을 충분히 하고 따뜻한 보리차를 많이 섭취하면서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젖은 옷은 즉시 벗어서 말리고 수시로 손발을 깨끗이 씻는 게 중요하다. 습도가 높으면 각종 곰팡이 균이 많아져서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도 많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젖은 피부를 그대로 방치하면 피부 곰팡이병인 무좀에 걸릴 수도 있다. 곰팡이 번식의 온상이 될 수 있는 에어컨의 잦은 사용도 반드시 피해야 한다.

 

농촌 수해지역에서는 ‘렙토스피라증’

렙토스피라증은 논일을 하다가 피부를 긁히거나 다쳤을 때 그 상처로 동물 배설물에 섞여 있던 균이 들어와 생기는 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고열과 오한, 근육통이 심하고 간이나 폐에 합병증이 새겨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수해가 지나간 후에 쓰러진 벼를 일으키는 작업을 할 때 반드시 장화나 장갑을 끼고 일을 해야 한다.

 

도움말=최민규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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