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보금자리’ 빚더미 주민들 “차라리 관둬라”

LH “2014년께나 사업 착수” “2009년 보상한다더니…더 기다리다간 살림 거덜 정신·물질적 손해배상을”

사업추진이 불투명했던 의정부 고산지구 보금자리주택사업이 2014년이나 돼서야 착수될 것으로 알려지자 주민들이 사업의 백지화와 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11일 LH와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0일 박인균 한나라당 의정부 을 당협위원장의 주선으로 고산지구 주민 대책위와 LH관계자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상철 주민대책위원장은 “당시 주택공사가 2009년 10월까지 보상하겠다고 밝혀 대토구입과 이주를 위해 350여 가구가 850여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며 “사업지연으로 파산위기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조기보상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출을 받은 주민 가운데 14가구는 이자 등을 감당하지 못해 경매가 개시됐고 상당수는 올 연말을 전후해 만기가 도래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수홍 LH 보금자리주택사업 처장은 “고산지구는 시기 일정 조정지구로 분류돼 오는 2014년께나 사업착수가 가능하다”며 “민락2지구 공동택지 매각상황 등 부동산 시장수요를 판단해 사업착수시기를 결정할 계획으로 현재로서는 보상시기를 확정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민대책위는 “2014년 사업이 착수되면 주민들은 거덜난다”며 “사업을 백지화하고 그동안 입은 정신적·물질적 손실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박인균 위원장은 “고산지구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LH, 주민들과 대화채널을 유지하고 정치권에서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산지구는 의정부시 고산·민락·산곡동 일대 130만㎡로 지난 2008년10월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됐다. 지난 2009년 7월 보금자리로 전환돼 사업시행자였던 당시 주택공사가 2009년 6월까지 보상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LH로 통합된 뒤 경영난을 겪으면서 무기연기사업으로 분류됐다.

 

의정부=김동일기자 53520@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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