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하천 복원이 아닌 경관 파괴”

한스 베른하르트 독일교수 기자회견

한스 베른하르트(70·Hans Bernhart) 독일 칼스루헤 공대 교수가 남한강 4대강 사업 공사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지난 12일 오전 신륵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어떻게 생태 보존에 이바지하고 기후 변화에 대처하겠다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진정한 하천 복원이란 강이 자유롭게 흐르도록 되돌리는 조치”라며 “보로 막아 물 흐름을 변형시켜 경관을 파괴하는 것은 복원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1976년 독일 정부를 상대로 라인강에 만들어진 ‘이페자임 보’ 때문에 홍수가 발생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승소한 자신의 경험담도 소개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독일은 50여년 전 라인강 유역을 개발한 뒤 홍수와 자연파괴로 많은 피해를 겪었다”며 “독일은 강을 되돌리는데 왜 한국은 반대로 가고 있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5월 한국의 4대강 사업을 녹색성장의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평가한 아힘 슈타이너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에게 반박 서한을 보낸 것과 관련해 “답장을 받지 못했다”며 “UNEP는 이제 정치적인 기구로 변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기자회견 후 이항진 여주환경연합 집행위원장 등과 함께 여주보 등을 따라 4대강 사업 현장을 둘러봤다.

 

그는 13∼16일 낙동강 현장을 답사하고, 18일에는 야 4당이 주최하는 ‘4대강 사업의 홍수 및 재해 안전성 진단 국제심포지엄’에 참석, 오는 20일 출국할 예정이다.

 

한편, 베른하르트 교수는 강천보를 둘러보고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었으나 여주군민과 녹색성장실천연합회, 참전용사회 등 50여명의 반발로 기자회견장을 신륵사로 옮기는 소동이 빚어졌다.

 

여주=류진동기자 jdyu@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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