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에 한약 먹어도 되나요?

생활속 한방상식

진료실에서 환자를 상대하다 보면 무수히 많은 질문들을 받지만 때로는 잘못된 지식이나 정보로 인해 오히려 몸에 무리를 주고 있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그 중 당뇨 또한 예외가 아니다. 당뇨환자나 잠재적 당뇨환자가 수백만을 넘어가고 있는 현실에 비해 자기 몸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는 환자는 그리 많지 않다.

 

한의학에서의 당뇨병은 소갈병(消渴病)이라 하여 예로부터 소모성 질환으로 관리해 왔다. 말 그대로 소진되어 사라지고(消) 그래서 갈증 나고 말라 들어가는(渴) 병인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이것을 단순하게 인슐린 생산과 분비의 문제만이 아닌 부적절한 생활로 인해 오장육부의 균형이 깨지고, 그 결과 인슐린 분비의 문제를 야기하는 과정을 규명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동의보감에 보면 소갈병을 상소(上), 중소(中), 하소(下) 세 가지로 구분하여 치료한다.

 

상소는 주로 상부의 문제로 발생하며 심장이 뜨거워지면서 오는 당뇨병이다. 갈증이 매우 심하여 물을 매우 많이 먹으며 대개는 얼굴과 혀가 붓고, 심하면 혀가 갈라지는 경우가 많다. 땀이 많으며, 소변도 탁하고 거품과 냄새가 나기도 한다. 모두 심장이 뜨거운 이유 때문이다.

 

중소는 명치 아래 부분의 문제로 발생하며 주로 위장과 간이 뜨거워지면서 생기는 당뇨병이다. 배고픈 것을 못 참아 잘 먹는데도 살이 빠지고 쉽게 피로하며, 대변이 굳거나 소변이 잦고 시원하지 않는 경우가 해당된다. 음식을 급하게 먹고 과식을 잘 하며, 성격이 급하거나 고집이 센 경우에 많다. 모두 위장과 간이 뜨거운 이유 때문이다. 중소가 오래되면 심장도 뜨거워지면서 상소의 증상이 동반되기 쉽다.

 

하소는 주로 하부의 문제로 신장이 뜨거워져서 생기는 당뇨병이다. 영양분이 소변으로 다 빠져나가기 때문에 물 한 되를 마시면 세 되를 소변으로 내보내면서 몸이 말라가게 된다. 신장은 저수지와 같은 곳인데 저수지에 물이 마르니 하체(허리, 무릎)에 힘이 빠지고, 근육이 가늘어지며, 소변에 기름이 많고 귓볼 주변이 바짝 마르고 건조해진다. 피부색이 검게 타 들어가고 오래된 기침, 도한증(밤에 잘 때 땀나는 것)이 겸해지면서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당뇨의 원인을 세분화하여 정의하며, 환자에 따라 그 원인을 찾아서 치료방법과 약물을 선택하고, 음식과 생활에 대한 지도를 하는 것이 한의학적인 당뇨병 관리인 것이다. 따라서 당뇨병에는 무엇이 좋다는 식의 무조건적인 접근은 위험하다. 때로는 열을 내려줄 필요도 있고, 때로는 물을 보충해 줄 필요도 있으며, 때로는 습담을 제거해 줄 필요도 있는 것이다. 사람과 원인에 따라 치료와 관리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뇨병에 공통적으로 금해야 할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술이요, 둘째는 과도한 부부생활을 비롯한 과로와 스트레스요, 셋째는 짠 음식과 밀가루 음식의 섭취다. 동의보감에서는 이 세 가지만 지키면 당뇨병은 스스로 좋아진다고 하였다. 수많은 당뇨환자들이 인슐린을 먹으며, 또는 주사하면서도 당뇨합병증을 끊임없이 걱정하고 있지만 한의학적 접근과 치료로 통해 많은 부분을 보완하고 이겨낼 수 있다.

 

“당뇨병에 한약 먹어도 되나요?” 답은 “물론 됩니다!” 전문 한의사의 진단과 치료라면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하는 당뇨병에 대해 새로운 도움과 관리를 받을 수 있다. 문의 (031)676-7300

 

김창환 안성시한의사회장ㆍ동진한의원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