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수중모터 펌프 수리 안돼 20여일 만에 또 침수… 출근길 극심한 정체 빚어
지난 집중호우에 침수됐던 수원시 장안지하차도가 20여일 만에 또다시 물에 잠기면서 차량운행이 9시간 넘게 전면 통제,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이번 침수는 지하차도 수중 모터 펌프 3기 중 지난달 침수시 고장났던 펌프를 수리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되면서 행정기관의 대처가 미비했다는 지적이다.
17일 수원시 장안구청 등에 따르면 장안구 송죽동 1번 국도 상 장안지하차도(4차로·길이 560m·폭 15.6m)의 100여m 정도에 15cm 높이의 물이 차오르면서 지난 17일 밤 11시40분부터 9시간 이상 차량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이로 인해 이날 오전 9시께 출근 차량이 몰려들면서 차량들이 지하차도를 중심으로 50여m 이상씩 길게 늘어서 극심한 정체현상이 빚어졌다.
이처럼 장안지하차도가 물에 잠긴 이유는 지하차도 내 설치된 수중모터 펌프 3대 중 1대가 지난달 26일 침수로 고장 나 수리를 위해 떼낸 후 아직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대의 모터 펌프만 가동, 과부하와 성능저하로 제 기능을 못하면서 빗물을 밖으로 빼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장안지하차도에 설치된 수중모터 펌프 용량 및 수가 모자라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인근 장안구 천천동 정천지하차도의 경우 길이 531m, 폭 16.5m의 4차로로 장안지하차도와 규모가 비슷하지만, 모터 펌프가 장안지하차도보다 1대 많은 4대 설치돼 있다.
특히, 장안지하차도 모터 펌프는 40마력으로 시간당 390여t의 물을 끌어올리는 데 반해, 정천지하차도의 경우 45마력으로 시간당 420t 이상을 소화, 침수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장안구청 관계자는 “모터 펌프 고장 직후 수리에 맡겼으나 특수장비다 보니 수리기간이 길어 설치를 못 한 것으로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여분의 모터 펌프 2대를 추가로 구입해 고장이 나더라도 즉각적으로 복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집중호우로 지난 16일 밤 10시 화성 발안컨트리클럽 클럽하우스에 낙뢰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800만원의 재산피해를 냈으며 안산 원곡동에서는 이날 밤 11시 7분께 주택 담장이 무너지면서 주민 2명이 고립됐다 구조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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