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포기 속출 ‘속타는 건설사’

수도권 분양 아파트마다 몸살… 미분양 때보다 더 심각한 자금난

건설경기 불황으로 자금난을 겪는 건설업계가 아파트 입주율마저 저조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7일 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이어졌던 주택경기의 회복세가 다시금 둔화되면서, 신규 아파트 입주율이 크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수도권 분양 아파트는 입주예정자들의 계약 포기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말 입주를 시작한 도내 A아파트의 경우 입주율이 50%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잔금 회수가 시급한 해당 건설사의 애를 태우고 있다.

 

입주 잔금은 통상 분양가의 30~40% 수준으로, 약 5~10%의 계약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미분양보다 더 큰 자금난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청약(분양)시기는 상당기간 조정이 가능하지만, 입주일정은 조정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계약 포기 등을 내세워 잔금 유예 또는 할인 등을 요구해 건설사를 압박하고 있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인천의 B 아파트단지는 지난 7월 입주를 시작했으나 약 한달이 지난 현재의 입주율은 분양 가구수의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입주예정자의 30% 정도는 계약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내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중 입주하는 아파트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 입주민들게 혜택을 많이 준 곳이 많다”며 “입주민들이 추가 혜택을 요구하지만 건설사들은 더 이상 요구를 들어줄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미분양 건설업체들이 미분양 할인(중도금 이자 할인 또는 면제 포함)혜택 등 예정에 없던 투자까지 했는데, 입주마저 지연돼 막막하다는 것이다.

 

10월 입주를 준비 중인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은 계약자에게 개별적으로 전화를 걸어 입주일자를 확인하는 게 일”이라며 “그런데도 50% 이상의 입주율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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