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공인연비 최대 30% ‘뻥튀기’

이학재의원 “40년된 연비측정방식 개선돼야”

고유가시대 고연비 자동차가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자동차들의 공인 연비가 최대 30%나 과장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지식경제위원회 이학재 의원(한·인천서구·강화갑)은 지식경제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동차 공인연비 보정계수 도입 타당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가솔린, 디젤, LPG, 하이브리드 등 12개 자동차 공인연비(표시연비)가 최소 8.7%에서 최대 30.3%까지 평균 23.7% 부풀러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운전자의 체감연비와 가까운 연비 측정을 위해 미 환경보호국(EPA)이 지난 2006년 새롭게 개발해 도입한 5사이클 연비측정방식으로 측정한 결과를 공인연비와 비교한 결과이다.

 

국내 12개 차종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공인연비(표시연비)가 가장 우수한 모닝(기아 18.0㎞/ℓ)의 경우 5사이클 측정결과 12.7㎞/ℓ로 나와 공인연비 대비 29.4%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솔린 차종 가운데 공인 연비가 가장 저조한 오피러스(기아 9.2㎞/ℓ)는 5사이클 측정연비가 8.4㎞/ℓ로 공인연비와의 차이가 8.7%로 가장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산타페와 소나타 등을 제외한 모든 시험 차종의 표시 연비가 20% 이상 밑돌아 평균 23.7%의 저감률을 보였다.

 

특히 아반떼 하이브리드LPi 모델의 경우, 17.8㎞/ℓ의 높은 공인 연비에도 5사이클 측정결과 연비가 12.4㎞/ℓ에 그쳐 공인 연비보다 무려 30.3%나 낮았다.

 

이처럼 공인 연비가 5사이클 시험 결과를 밑도는 이유는 현행 공인 연비 측정방식(CVS-75)이 지난 1975년 미국 LA시가지를 모델로 개발된 FTP-75모드를 그대로 준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모드는 국내 교통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데다 히터나 에어콘 같은 편의장치 가동여부나 급가속이나 혹한기 출발 등의 조건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단순 주행측정방식이다.

 

이학재 의원은 “초고유가시대에 소비자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이젠 개발된 지 40년 가까이 된 낡은 연비측정방식을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수기자 cskim@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