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차 단속 ‘주말엔 쉽니다’... 지자체, 과태료·견인 등 손놔
“불법 주·정차 단속반이 쉬는 주말에는 단속도 쉬는 겁니까?”
경기지역 경마 장외발매소 주변이 이용객들의 무분별하게 세워둔 불법 주·정차로 주말마다 극심한 몸살(본보 16일자 7면)을 앓는 것과 관련, 관할 구청이 단속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봐주기 의혹이 일고 있다.
경마가 열리던 지난 20일 오후 2시께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안산 경마 장외발매소 주변.
토요일을 제외한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왕복 6차선 도로 중 양방향 도로 한 차선에 주차를 허용한다는 내용의 ‘공휴일 임시 주차장’이라는 팻말이 곳곳에 세워져 있었지만, 토요일인 이날 이미 도로 양옆에는 불법 주차 차량들이 100여m가량 길게 늘어서 있었다.
분명히 팻말에는 공휴일이 아닌 날에 주차할 경우 견인조치 한다고 경고하고 있으나 주차 단속반의 모습은 한 시간 동안 보이질 않았다.
불법 주·정차들은 약 200여m 떨어진 한도병원 앞까지 이어져 있었다.
관할 안산시 단원구청에 전화를 걸어 장외발매소 주변에 불법 주·정차 단속을 하지 않느냐고 묻자 당직자는 “오늘은 사회복지팀 직원 4명이 당직근무로 불법 주·정차 단속반이 나오질 않아 단속할 수 없다”는 답변을 했다.
사실상 주말에는 불법 주·정차 차량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상가 주민 김모씨(35)는 “경마장에 오는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세워둔 불법 주·정차들 때문에 가게 영업에도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구청에 단속해 달라고 요구해도 주말에는 아예 단속을 하지 않는다”며 불평했다.
이어 오후 3시30분께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분당 장외발매소 주변도 상황은 마찬가지.
대형 할인마트와 종합병원 등이 자리 잡은 상가밀집지역의 왕복 2차선 도로 양방향에는 불법 주·정차가 점령해 일대가 극심한 혼잡을 빚고 있었다.
분당구청 경제교통과 주차단속반은 ‘불법 주·정차 금지구역이오니 즉시 이동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쓰인 계고장만을 불법 주·정차 차량 앞유리 와이퍼에 끼워놓을 뿐 과태료 부과나 견인 조치는 하지 않고 단속에 뒷짐을 지고 있었다.
이에 따라 계고장만 남발할 뿐 이 일대의 불법 주·정차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분당구청 관계자는 “서현동 상가밀집지역에는 워낙 불법 주·정차가 많아 과태료 부과를 할 수조차 없다”며 “운전자들이 불법 주·정차를 하지 않도록 계고장만을 발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권혁준기자 khj@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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