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내 주유소 오염도 조사 못 믿겠다”

수원시내 50여곳 검사… 기름유출 1곳도 확인 못해 환경단체 “민간업체 대신 국가공인기관이 맡아야”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인 수원시 이의동 ㈜한미석유 직영 동수원톨게이트 주유소 지하에 상당량의 기름이 유출(본보 26일자 7면)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주유소 지하의 기름유출 여부를 검사하는 ‘오염도 조사’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미석유 측이 동수원톨게이트 주유소 리모델링 공사 직전인 지난 6월을 비롯, 지난 10여년 간 수차례에 걸쳐 ‘오염도 조사’를 실시했지만 기름 유출 여부를 단 1차례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들어 수원시 관내 50여개 주유소가 실시한 ‘정기 오염도 검사’에서도 기름 유출 사례가 단 1건도 드러나지 않는 등 사실상 적발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오염도 검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등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국가공인기관에 검사 실시 등 대책이 마련돼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8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한미석유가 공사 직전인 지난 6월 환경부 등록 A업체에 의뢰해 실시한 토양 오염도 조사 결과, 5개의 조사 항목 중 벤젠과 톨루엔 등 4개 항목이 검출되지 않았다. 또 유일하게 검출된 석유계총탄화수소의 수치 역시 기준치인 2천mg/kg의 1천분의 1수준인 2mg/kg 가량만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영석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은 “주유소로부터 돈을 받는 민간업체가 과연 얼마나 철저한 검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최소한 주유소 이전이나 리모델링 때만이라도 국가 공인기관을 통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시는 지난 26일 한미석유 동수원톨게이트 주유소 토양 오염도에 대한 정밀검사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 시료를 채취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토양과 지하수 오염을 최소화하고자 정밀조사를 의뢰하게 됐다”면서 “하지만 현행법 상 관내 200여곳에 달하는 주유소를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